기아차도 '환율 쇼크'…2분기 영업익 작년보다 31% 줄어
기아자동차가 2분기에 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 때문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31%나 떨어진 실적을 냈다. 현대자동차(-13.3%)에 이어 기아차도 두 자릿수 이익률 하락을 기록함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 환율 공포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기아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2분기보다 31.7% 줄어든 7697억원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12조545억원, 당기순이익은 13.3% 줄어든 1조238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23조9803억원, 영업이익 1조5054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0.9%, 영업이익은 17.8%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 재경본부 관계자는 “기아차는 국내 생산 물량의 75%를 수출해 환율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올 상반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8원(8.6%) 하락하는 원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간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2.3%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는 판매량 기준으로는 올 상반기에 기록을 세웠다. 브랜드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K3, 스포티지R, 쏘울 등 주요 차종이 잘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늘어난 154만7123대를 판매했다.

회사측은 “하반기에는 국내 시장에서 신형 쏘렌토가 출시되고, 해외 시장에서도 쏘울EV와 카니발의 판매가 시작되는 등 신차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신차 본격 출시로 실적 반등의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크게 올라갈 것 같지는 않지만 하반기에 나올 신차가 많아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이날 매출 8조9281억원, 영업이익 7455억원, 순이익 1조14억원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영업이익은 1.7%, 당기순이익은 12.1% 늘었다.

현대위아도 2분기에 매출 1조9305억원, 영업이익 1464억원, 순이익 1095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11.1%, 당기순이익은 3.9% 개선됐다.

박수진/강지연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