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설비투자 中企, 법인세 공제 늘려주겠다"

"보호예수기간 우리사주 손실 보전"

< 인천 남동산단 방문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20일 인천 남동산업단지에 있는 TV 외장재 업체 파버나인을 방문해 이제훈 대표로부터 제조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허문찬기자 sweat@hankyung.com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소기업의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풀고 과감한 인센티브도 주겠다고 밝혔다.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중소기업에는 각종 세금 부담을 줄여주고, 상장 후 보호예수기간에 발생하는 임직원의 우리사주 피해를 보전해주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20일 인천 남동산업단지에 있는 TV 외장재 업체 파버나인의 공장을 둘러본 뒤 중소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한국 경제가 재도약하느냐 마느냐는 중소·중견기업에 달려 있다”며 중소기업 설비투자 가속상각제 재도입과 공장자동화 설비 수입관세 감면 등 한시적인 지원책을 내놓았다.

설비투자 가속상각제를 통해 오는 10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설비투자를 한 중소기업에 법인세 공제 혜택을 늘려주기로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 3월까지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이 제도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감가상각 기간을 현행 25%에서 50%까지 단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감가상각 기준 기한이 10년인 설비에 투자하면 현행 7년6개월(25% 단축)인 상각 기간을 5년(50% 단축)까지 허용해준다. 비용처리를 하면 법인세 과세표준이 줄어든다.

중소기업이 수입하는 공장자동화 설비 중 국내 제작이 어려운 물품의 관세경감률은 현행 30%에서 50%로 높이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청년층이 산업단지 근무를 희망할 수 있도록 노후 산업단지를 리모델링하고 고질적인 주차장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통시장에만 지원되는 지역발전특별회계의 주차장 건설 지원 대상을 산업단지나 도심지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로 수출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커진 데 대해선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 적극 대응해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최 부총리는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에 특히 취약한 업종을 중심으로 정책자금과 환변동보험 등 무역금융을 활용해 지원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중소기업 스스로 환위험을 피하면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상장기업 임직원이 보호예수기간(1년) 동안 주가 하락으로 우리사주에서 손실을 봤을 경우 이를 보전해주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중견기업으로 가는 발판인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하고도 임직원은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해도 보호예수기간 동안 팔지 못해 손실을 보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리사주조합기금으로 그 피해를 보전하는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근로복지기본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파버나인 모닝아트 에이스기계 한륙전자 덕성그린텍 새한포리머 동우에스티 대덕에이엠티 등 8명의 중소기업 대표들이 참석해 수출 애로사항과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인천=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