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사과 미흡, 재발 방지 우선" - 삼성 "실질적 보상안 마련"
이날 대화는 5월 1차 협의 및 지난달 2차 만남까지 진전을 보지 못했던 구체적 보상안 마련 및 재발방지책 합의에 돌파구를 찾을지가 관심사다. 2차 대화까지 양측이 실질적인 협상안을 구체화하지 못하자 이번 협상도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올림 측은 보상안보다 삼성 측 재발 방지안 마련에 더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이어서 협상 난항이 예상된다. 그간 삼성의 사과도 미흡하다고 판단, 보다 전향적인 사과도 요구하겠다는 자세였다.
고(故) 황유미씨 부친인 황상기씨는 대화장 입장 전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가 두루뭉술한 제안만 하고 있다" 며 "반도체 공장 질병 및 환자가 더 생기지 않게 할 재발방지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유미씨는 2005년 6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뒤 투병 끝에 2007년 3월 사망했다.
반면 삼성전자 측은 심도있는 보상안 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측 협상 대표인 백수현 전무는 "가족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보상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 며 "우선 협상에 참여 중인 8명에 대한 보상 문제부터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발방지안에 대해서는 "그간 근로자 안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 왔다"고 반박, 반올림 측과 입장차가 여전함을 시사했다.
양측은 1·2차 협상에서 ▲ 보상 규모 및 대상 확정 ▲ 재발 방지 대책 마련 ▲ 관련 고소 취하 등을 큰 틀에서 합의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 5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 백혈병 문제에 대한 공식 사과를 발표한 바 있어 추가 전향적인 사과 요구에 대한 온도차도 여전하다.
당시 권 부회장은 "진작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내용의 전향적인 사과와 함께 중재 기구 결정에 따른 합당안 보상안 마련, 산업재해인정 소송 보조 참가 철회 등을 약속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