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교육부의 대학특성화(CK)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의 점수 차이는 최대 3점(100점 만점 기준)에 불과했으며 0.001점 차이로 선정 여부가 갈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관계자는 13일 “대학특성화 사업에 선정된 108개 대학의 최고점과 최저점 차이는 3점에 그쳤고 커트라인 주변에 대학이 몰리면서 소수점 셋째자리에 가서야 선정대학과 비선정대학이 갈렸다”고 말했다.

5년간 1조2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각 대학의 특성화를 유도하는 CK사업은 학생충원율과 특성화분야 교수 확보율 등 정량지표, 대학 및 사업단의 목표와 비전 등 정성지표를 합산해 지원대상을 선정했다.

전국 202개 4년제 대학 가운데 108곳이 지원대상으로 선정될 정도로 웬만큼 기준을 충족하는 대학이면 선정될 수 있어 중위권 대학 사이에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8개 사업단이 선정된 영남대 전북대 충북대가 70억원을 지원받아 가장 금액이 컸고 1개 사업단이 선정된 한국교통대가 2억9600만원으로 가장 작다.

선정된 대학 간 점수차이가 3점 남짓에 그쳤고 커트라인은 0.001점 차이에 불과해 정원 감축에 따른 가산점 여부가 지원대상 선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을 4% 감축하면 3점, 7% 감축은 4점, 10% 감축은 5점 등 가산점을 받기로 한 때문이다.

정원을 줄이지 않겠다고 한 연세대와 고려대, 포스텍(포항공대)은 대학특성화 사업에서 탈락했으며 서울대도 8개 사업단이 신청해 13억원 규모의 2개 사업단만 선정되는 데 그쳤다. 교육여건이 우수하고 각종 지표가 비교적 좋은 명문대들도 가산점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4%(수도권 대학), 7%(중부권 대학), 10%(기타 지방대) 등의 정원 감축 목표를 제시한 대학은 상당수가 지원대상으로 선정됐지만 대구·경북지역의 모 대학은 4% 감축안을 제시했다가 신청한 7개 사업단이 모두 탈락했다. 서울지역 한 사립대 기획처 관계자는 “대학별 사업계획서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데다 정부가 앞으로도 각종 재정지원 사업과 정원 감축을 연계키로 해 대학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정원을 줄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