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위탁생산 경험 쌓은 뒤 신약개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체 바이오시밀러 생산보다는 위탁생산을 먼저 시작한 것은 제조업에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사진)은 9일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바이오의약품 국제전문가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건설 중인 제2공장에서 위탁생산할 물량을 대부분 확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의 바이오·제약 계열사다.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가 각각 40%, 삼성물산과 퀸타일즈가 10%씩 지분을 갖고 있다. 2011년 출범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7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연간 3만L 규모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1공장을 지었다. 내년까지 이보다 다섯 배 큰 15만L급 2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로슈 등 외국 제약사들과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상태다.

김 사장은 삼성이 전자사업 등에서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 기술력을 바이오·제약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1969년 일본 전자업체 산요와의 합작 등을 통해 기술을 받아들이고 세계적인 전자회사가 됐듯이 바이오·제약 분야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성공 신화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는 “한국이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조선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은 뛰어난 제조 역량 덕분”이라며 “바이오의약품 산업도 설비운영 부문에서 우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신약 개발에 대한 꿈도 숨기지 않았다. 김 사장은 “신약을 개발하는 데 보통 15년이 걸린다”며 “바이오의약품에 관심 있는 기업은 모두 궁극적으로 신약 개발을 꿈꾼다”고 말했다.

바이오·제약은 삼성이 2010년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발광다이오드) △의료기기 등과 함께 꼽은 5대 신수종 사업이다. 삼성은 이 분야에 2조1000억원을 투자, 2020년까지 연매출 1조8000억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정확한 매출 목표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르면 2016년께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