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국제 자본이 몰리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사와 국부펀드 등이 약속이나 한 듯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고 아프리카에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올해 사상최고치 기록을 세울 것이란 소식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리카 투자를 위해 조성된 사모펀드는 24억달러 규모다. 2012년에 비해 2배가 넘는 엄청난 증가세인데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금융그룹 에드먼드 드 로스차일드가 아프리카 투자를 위한 사모펀드로 5억3000만달러를 조성한다고 지난달 발표했고 올초엔 칼라일이 아프리카 남부 투자를 위해 7억달러의 펀드를 모았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종족 간 무력충돌이 많고 경제 규모나 주식시장 등 사회·경제적 인프라도 열악해 ‘프런티어 마켓’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이런 지역에 국제 자본이 몰리는 데는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에서 그리스 국채 등 위험상품에 투자하던 금융자본들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어서다. 6% 이상의 성장률로 세계 평균을 2배 가까이 웃도는 아프리카의 성장성도 매력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국부펀드들도 아프리카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나이지리아 석유·천연가스 회사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주요 주주로 등극했고 최근에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단기적인 머니게임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성장성에 주목하면서 아프리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세계의 돈이 몰리는 만큼 ‘기회의 땅’이 될 듯하지만 우리의 준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2006년 창설된 한·아프리카포럼이 3년마다 열리는 것이 그나마 눈에 띄는 실적이다. 이제까지 아프리카에 투자한 총액도 33억달러에 그치고 있다. 중국의 한 해(2012년 120억달러) 투자액도 못 된다. 아프리카에 관한 한 한국은 ‘최후발국’이다. 아프리카를 새로운 아젠다로 삼아 정부와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