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6인의 선택'이 재·보선 판세 가른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7·30 재·보궐선거 출전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여야의 ‘공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지사와 경기 평택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임 전 실장에 대해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정(영통)에 각각 출마해줄 것을 공개 요청했다.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2일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일치된 의견은 김문수 전 지사를 동작을 선거구에 후보로 모셔오자는 것”이라며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를 해서라도 동작을에 모셔와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전날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임 전 실장을 수원 지역에 전략공천하기로 하고 설득에 나섰다.

임 전 실장은 “당에서 주요 직을 맡았었기 때문에 희생이 필요하다면 외면할 수는 없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러나 김 전 지사는 불출마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재·보선 출마 대신 차기 대선 준비에 주력하겠다는 게 김 전 지사의 뜻”이라고 전했다. 여권 내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도 불출마 뜻을 나타냈다. 오 전 시장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르완다 파견 요청에 응한 상태이고, 재·보선이 치러지는 7월 말부터 6개월 일정으로 아프리카로 출국할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으로부터 수원 출마 요청을 받고 있는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에 나간 사람으로서 수원 출마는 명분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마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6인의 선택'이 재·보선 판세 가른다
새정치민주연합도 공천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임 전 실장과 김 전 지사에 대해 적극 영입 쪽으로 작전을 바꾸면서 우리 쪽 공천 작업이 늦어지게 됐다”며 “상대방 패도 보지 않고 공천을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현재 동작을 선거구는 안철수 공동대표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의 전략공천설이 나돌면서 허동준 지역위원장 등 다른 후보들 간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31명의 전략공천 반대 성명 등으로 내홍이 불거진 이 지역 공천은 김 전 지사의 거취에 따라 ‘제3의 인물’ 전략공천이 적극 타진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당 지도부에 공천 전권을 일임한 정동영 고문이 전략공천 받거나 경선에 가세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새누리당이 임 전 실장에게 수원 지역 출마를 요청하면서 새정치연합의 수원 3개 지역 공천에도 변수가 생겼다. 새정치연합은 경기지사 출신인 손학규 고문을 수원병(팔달)에 세우는 대신 2곳은 신인급을 출전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임 전 실장이 출전하면 공천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