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피아 낙하산 막자…교수·정치인 '우르르'
정부 산하기관·단체, 공기업 기관장과 임원 공모에 교수 정치인 등이 대거 지원해 잇달아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후 ‘관피아(관료+마피아)’ 금지 기류가 확산되면서 ‘낙하산은 없을 것’이란 기대감이 만든 새로운 풍속도다.

강원랜드는 1일 강원랜드 컨벤션호텔에서 부사장 후보 12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했다. 면접 대상자가 많은 것은 지원서를 낸 사람이 46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1차 관문을 통과한 사람은 12명이다.

강원랜드가 산업통상자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관료들의 재취업처로 주목받았지만 이번만은 관피아 입김이 차단될 것이란 기대감이 지원자를 불러모았다는 분석이다.

지난 주말 마감한 인천공항공사 사장 공모에도 39명이 몰렸다. 정치권 인사부터 교수, 연구원, 전·현직 임직원까지 다양한 지원자가 응모해 최고 경쟁률을 나타냈다. 최근 한국거래소 감사 공모에도 역대 최다인 17명이 응모했다. 거래소 측은 “경제관료나 감사원 출신이 차지해 온 자리인데 지원자 대부분이 교수여서 놀랐다”고 말했다.

관피아 배제 기류를 등에 업고 정치인이 공기업에 진입하는 현상도 뚜렷하다. 한국가스공사가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 네 명 중 세 명이 정치권 인사다. 애초 이 자리에 지원했던 산자부 고위 관료 출신 인사는 관피아 논란을 의식해 중도 사퇴했다.

백광엽/주용석/김재후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