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빛의 천사'  헬렌 켈러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거나 만질 수 없다. 그것은 오직 마음속에서 느껴질 것이다.”

시청각 장애를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고 사회운동가로 활동했던 헬렌 켈러의 말이다. 그는 1880년 미국 앨라배마에서 태어났다. 장애를 갖고 태어나진 않았지만 생후 19개월에 뇌막염 등을 심하게 앓아 눈과 귀가 망가졌다. 보스턴 남부에 있는 시각장애학교에서 일하다 그의 가정교사로 온 앤 설리번으로부터 언어를 익혔다. 설리번과는 평생 동반자로 함께했다. 24세 때는 미국에서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학사학위를 받았다.

적극적으로 여성 참정권을 주장했으며 반전 등 평화운동, 아동 인권운동 등을 펼쳤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며 1차 세계대전 참전을 선언하자 “인종차별 문제도 해결 못 하면서 무슨 민주주의를 외치는가”라고 반박했던 것은 유명하다. 그의 정치 참여 강도가 높아지자 일각에서는 그가 의도적으로 조종당하고 있다는 마타도어가 퍼졌다.

신체적 장애에 대한 조롱 등 인신공격도 심해졌다. 그는 “나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공장과 빈민가를 방문했다. 볼 수 없을지라도 냄새는 분명히 맡을 수 있었다. 사회적으로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는 것이 더 심각한 병이다”며 담담하게 대응했다. 사회 에세이인 ‘어둠의 바깥’, 자서전인 ‘나의 삶’ 등 12권의 책을 썼다. 뇌졸중에 시달리다 1968년 6월 세상을 떠났다.

이해성 기자 l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