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를 뽑지 않은 절반 도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연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를 뽑지 않은 절반 도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연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는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야당과 함께하는 통합의 도지사가 되겠다”며 연정(聯政)을 선언했다.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의 대결에서 0.8%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그는 당선 직후 소감에서 “자신을 찍지 않은 절반의 도민들 의견에 귀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에서 연정이라는 새로운 미래정치 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난 남 당선자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 내내 ‘협치’와 ‘상생’의 정치를 강조했다. 그는 연정을 토대로 낙후된 경기 북부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남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0.8%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당선됐다.

“도민들께서 균형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반올림하면 50 대 50이나 다름없다. 경기도민의 명령을 받들어 협치와 상생의 정치를 펼치겠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경기도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

▷당선자가 추진하려는 연정은 어떤 것인가.

“여야정책협상단에서 연정의 범위와 역할에 대해 논의하겠다. 야당에 정무부지사 자리인 사회통합부지사 추천을 의뢰해 놓은 상태인데 언제라도 추천해 주면 어떤 인사든 임명하겠다. 정책도 야당과 적극 협의해 추진하겠다. 우선 야당에서 적극적인 입장이어서 탄력이 붙을 것 같다.”

▷연정 실현에 법적 한계가 있지 않나.

“현 제도 아래에서 연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제도화가 병행돼야 한다. 하지만 일단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범위까지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지방장관 또는 부지사 네 자리 정도 만드는 내용의 지방자치특별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기도의 여야 국회의원들이 법을 만들어 양당 지도부에 함께 건의해 국회에서 통과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향후 경기도의 연정이 자리를 잡아가면 중앙정치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본다.”

▷경기도는 여전히 수도권 규제에 묶여 있다.

“수도권은 이중삼중 규제가 돼 있어 기업의 투자 유치가 어렵다. 특히 국토균형발전론에 입각한 수도권 규제를 풀려면 지방과 갈등만 더 생기는 구조다. 수도권 규제 철폐는 지방의 반발을 살 수 있어 합리화하는 쪽으로 심혈을 기울이겠다. 소외된 경기외곽지역은 교통인프라를 확충하고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투자가 잘 유치되도록 하고 인재가 모이도록 정책을 펼칠 것이다.”

▷낙후된 경기 북부 지역 개발 방안은 무엇인가.

“경기 북부를 보면 서쪽과 동쪽 축으로 나뉜다. 서쪽은 파주, 고양이고 동쪽은 동두천, 포천, 양주 등이다. 두 곳의 경제개발 해법이 달라야 한다. 파주, 고양은 중국인을 타깃으로 한 차이나벨트를 조성할 것이다. 이곳엔 중국인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숙박이 가능한 단지를 만들려고 한다. 또 한류 상설공연장도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파주엔 중국 대학을 유치할 것이다. 주한미군 반환 공여지를 활용하면 된다. 동두천, 포천 등 동부 지역은 패션복합단지를 조성할 것이다. 단순한 생산지가 아닌 판매와 엔터테인먼트까지 가능한 단지로 조성할 것이다.”

▷개성공단과 연관은 없나.

“관 주도로 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동두천, 포천 지역의 경우 이미 패션산업이 자생적으로 발달하고 있다. 이곳을 북한의 개성공단과도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 북부 동서쪽의 차별화된 지역 개발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7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다.

“따복마을(따뜻하고 복된 마을공동체), 슈퍼맨 펀드 등을 통해 사회적 일자리나 청년일자리를 많이 만들 것이다. 또한 수도권 규제 합리화를 통해 투자가 활성화되면 가능하다고 본다. 청년 최고경영자(CEO)를 지원하기 위해 투자와 멘토링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G-슈퍼맨 펀드’도 조성하겠다. 8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청년 기업에 투자할 것이다.”

▷도 산하기관 통폐합 등 구조조정 계획이 있나.

“도 산하 공공기관이 효율성 측면에서 구조조정할 것은 없는지 들여다 볼 것이다. 흔히 관피아라고 하는 공무원들의 재취업은 무조건 막는 게 능사가 아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들여다 봐야 한다. 단체장들이 인사를 보상으로 활용하는 게 문제다. 빨리 승진하지 못하는 사람은 낙오자가 되고, 이들이 공직을 떠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근본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차기 대선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경기도 선거결과는 50 대 50이다. 나머지 절반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고 벅찬 일이다. 경기도민에게 약속한 일이 너무 많아 임기 4년은 반드시 채울 것이다.”

■ 남경필 누구인가
31세 정계 입문…5선 '소장파'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49)는 1998년 아버지(남평우 전 의원)의 궐위로 생긴 수원시 팔달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만 31세에 금뱃지를 단 남 당선자는 그 지역에서 내리 5선하는 기록을 세웠다. 5선 중진이면서도 소장파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닐 정도로 개혁성향이 강하다. 당내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의 대표를 맡는 등 개혁모임을 주도해 왔다.

△경복고교·연세대·미국 예일대 경영학 석사 △5선 국회의원(15, 16, 17, 18, 19대) △한나라당 경기 도당위원장 △국회 외통위원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실천모임 대표

김인완/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