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5일 오전 5시21분

현대그룹이 일본 금융그룹인 오릭스에 현대로지스틱스를 매각하면서 추후 되사올 권리(콜옵션·우선매수권)를 포기했다. 그룹 재무개선을 위해 계열사를 진짜로 팔겠다는 의지로 읽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과 오릭스는 이르면 다음주 현대로지스틱스 경영권 매각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오릭스는 현대그룹과 함께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고, 이 SPC를 통해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키로 했다. 출자 비율은 오릭스 7, 현대그룹 3이다. 현대상선은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일부를 SPC에 현물출자할 예정이다. 매각 규모는 6200억원이다. 현대그룹과 오릭스는 이번 계약에 우선매수권을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사회 구성도 전체 인원의 3분의 2를 오릭스가 갖도록 했다. 경영권이 완전히 오릭스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현대그룹의 콜옵션 포기 결정은 이례적인 것으로 IB업계에선 받아들이고 있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위해 사모펀드(PEF)에 경영권을 매각할 땐 유동성 사정이 나아진 후 다시 사올 권리를 붙이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현대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할 SPC에 30%를 출자하기로 한 데다 콜옵션까지 붙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파킹매각’ 설을 꾸준히 제기했다.

현대그룹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은 현대로지스틱스와 사업적 시너지를 유지하자는 측면에서 SPC에 일부 지분을 출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