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에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다음달부터 관계사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5일 시장점유율 50%를 넘지 않는 조건으로 이동통신사 관계사들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허용했다. KT는 계열사인 KTIS, LG유플러스는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통해 다음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모회사 요금제보다 최대 50%까지 싼 상품을 내놓는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텔링크는 2012년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다.

알뜰폰은 통신망을 직접 깔지 않고 기존 네트워크를 빌려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관련 사업자들은 망 투자와 운영에 비용이 들지 않는 장점을 활용해 이통 3사보다 30~50%가량 저렴한 요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막대한 네트워크 투자비용 때문에 시장 진입 장벽이 높은 이통시장의 담을 낮춰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네트워크를 가진 이통사가 자회사를 만들어 알뜰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자금력, 단말기 구매, 요금 구성 등에서 강점을 가진 이통사가 알뜰폰 시장에서도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자회사를 이용한 편법 보조금 지급 등 부작용도 커질 수 있다. 미래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통사 자회사들의 알뜰폰 사업을 허용하면서 시장 점유율 제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의 조건을 부여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통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49%가 되면 자동으로 영업을 정지할 방침”이라며 “점유율 규제를 어기면 영업을 정지하거나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업체 관계자는 “앞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SK텔링크에 대해 여러 가지 부당 지원 문제가 제기됐지만 정부가 제대로 제재한 적이 없다”며 “제도 도입 취지에 맞지 않게 알뜰폰 시장에서도 이통 3사의 경쟁 구도가 굳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