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아시아나 사고는 조종사 과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지난해 7월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OZ214편의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사고 원인을 “자동항법장치에 지나치게 의존한 조종사들의 과실”이라고 최종 판단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수용 입장을 밝혔지만 사고 항공기를 제작한 보잉과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NTSB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본부에서 심의회의를 열고 “당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보잉 B777-200ER의 복잡한 자동항법장치를 완벽히 숙지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항공기 하강속도 관찰, 회항 판단, 자동항법장치에 대한 조종사 간 의사소통 등에 문제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NTSB는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에 대해 직접적인 사고 원인 제공자로 지목하진 않았지만 “자동 속도 조절 장치와 자동 조종 시스템 등에 대한 매뉴얼을 시정하라”고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께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며 “최종 책임이 조종사에게 있다는 NTSB의 지적은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보잉은 “NTSB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보잉 B777 시리즈 기종의 안전성은 지난 18년간 확고히 인정받아왔다”고 반발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도 “NTSB가 조종사 과실이란 인적 요인만을 지적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경우 이전에도 수차례 착륙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많았고, 기체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도 NTSB가 조종사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는 얘기다.

이번 사고에 대한 NTSB 최종 보고서는 다음달 말께 나올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그 직후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행정처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행정처분은 과징금이나 운항정지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운항정지의 경우 인명 및 재산피해 정도를 감안했을 때 아시아나항공의 샌프란시스코 노선에 대해 최대 60일가량 운항을 못하게 하는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샌프란시스코 노선을 하루 한 차례 운항하는 것을 감안할 때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승객들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손실액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