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축소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가을부터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완전히 끝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잠재적 손실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은행 전문 조사기관인 센트럴뱅킹퍼블리케이션과 HSBC가 지난달 69개 중앙은행 자산관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보유 채권의 만기를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위안화, 호주달러, 캐나다달러 등 고수익 통화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절반가량은 앞으로 주식 또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 응답자들은 전체 중앙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절반 이상인 6조7000억달러(약 6826조6300억원)를 관리하고 있다.

Fed와 영국 중앙은행 등 선진국 중앙은행은 최근 경기 회복 신호가 나타나면서 통화 긴축 방안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Fed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에 따라 지난 6년간 2조달러에 달하는 미 국채를 사들였지만 이를 곧 종료할 예정이다. FT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30년물 국채 가격이 앞으로 수년간 하락할 우려가 커졌다”고 지적했다. 국채 가격은 국채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