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피부질환은 가려움과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가 즉시 치료를 받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외관상으로는 확인이 되는 피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특징이 없다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피부질환도 있다.

부산 해운대에 사는 김모씨(28)도 비슷하다. 얼마 전부터 손등에 피부가 딱딱하게 튀어나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주위사람들이 사마귀라 그냥 놔두면 저절로 사라진다는 이야기와 함께 통증이나 가려움 등의 증상도 나타나지 않아서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피부조직으로 번지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심지어 동생도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마귀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 문제의 심각성을 깨우치고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게 되었다.

김씨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마귀라는 피부질환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만 치료를 받으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하지만 사마귀는 단순 피부질환이 아닌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으로 원인에 따라 물사마귀, 수장족저사마귀, 편평사마귀, 심상성사마귀, 성기사마귀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사마귀는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증상만을 해결한다고 치료가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일시적으로 보이는 증상이 사라질 수는 있겠지만, 피부 깊숙하게 이미 바이러스가 자리잡고 있어 면역력이 또 떨어지게 되면 재발은 계속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윤정제 생기한의원 원장은 “사마귀치료의 핵심은 면역력 강화에 있다. 한방에서는 바이러스와 세균이 침투하는 이유가 몸의 정기가 허할 때 나타나는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사마귀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신체의 면역력을 올리는 근본적인 원인치료를 통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방 사마귀치료는 한약, 약침, 뜸, 외용치료 등 각 증상과 환자의 체질에 맞는 치료법으로 다스리고 있다. 우선 한약치료는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법으로 인체의 기혈을 보충하여 피부의 재생력을 높이고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인다. 약침치료는 치료효과가 신속하고 정확한 사마귀치료법으로 한약을 달여서 추출한 약액을 고도로 정제하여 사마귀 부위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한의학적인 피부질환 치료에 널리 이용되는 침치료와 뜸치료는 사마귀가 발생한 부위에 직접적으로 시술, 사마귀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피부 조직의 재생을 촉진한다.

한방 사마귀치료는 각각의 치료가 독립된 것이 아니라 여러 치료법들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무엇보다 정확안 진단을 통해 자신의 체질과 사마귀의 상태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치료법들을 시행한다면 빠른 치료와 함께 재발이 일어나지 않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