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소득 과세 방침 완화’와 ‘DTI(총부채상환비율)·LTV(담보인정비율) 규제 완화’가 하반기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꼽혔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9~20일 건설사·시행사·분양마케팅·컨설팅업체 등 업계 전문가 70명을 대상으로 벌인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 조사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결돼야 할 규제로 응답자의 85%가 이같이 답했다.

국내 주택시장은 이미 바닥을 지났다는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의 47.2%가 작년 하반기와 올 상반기 ‘바닥을 지났다’고 밝혔다. ‘올여름 바닥을 지날 것’이라는 응답 41.4%까지 감안하면 전문가 대부분이 지금의 주택시장이 바닥권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주택 가격은 ‘매매 보합, 전세 강세’ 전망을 내놨다.
○매매 보합, 전세 강세 이어질 듯

올 하반기 아파트 매매 가격은 ‘현 수준(-1~1%)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응답(45.7%)과 ‘1~3% 상승할 것’(42.9%)이라는 답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락할 것’이란 전망은 7.1%에 그쳤다. 국민은행 집계 결과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전국 평균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매매시장이 상반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아파트 전세 가격은 ‘1~3% 상승할 것’이라는 반응이 47.2%로 절반에 가까웠다. ‘3~5% 상승’(35.8%)이 뒤를 이었다. ‘5% 이상 오를 것’이란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올 들어 전국과 서울 평균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이 각각 2.31%와 2.79%인 것을 고려할 때 상반기보다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임대소득 과세 강화에 따른 주택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돼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매매 전환 수요가 늘어나지 않으면 수도권 전세난이 재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분양시장과 관련, 응답자의 52.8%는 ‘파주 김포 등 침체지역과 위례 등 인기 지역의 차별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의 김승배 대표는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이 살아나면 서울 강북과 수도권 시장에 ‘낙수효과’가 생겨 수도권 주택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방 분양시장의 활황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을 끈다. ‘대구 부산 등 지방의 공급 및 입주 증가로 연말부터 진정될 것’이라는 응답(44.3%)이 많았다.

○“2주택자 전세금 과세 철회 필요”

임대소득 과세 방침 완화와 관련해 ‘2주택자 전세금 과세 방침 철회’(67.1%)와 ‘분리과세 기준 연소득 3000만원으로 상향’(25.7%)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전문가가 많았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내외주건의 김신조 대표는 “다주택자의 85%가량이 2주택자인 만큼 2주택자 전세보증금 과세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며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꺼내든 DTI·LTV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0%가 ‘금융회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DTI·LTV 10% 상향’(17.1%), ‘40세 미만 직장인과 은퇴자 10% 상향’(8.6%) 순이었다. 가계부채 급증 우려가 있는 만큼 현재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8.6%였다. 부동산 개발업체인 엠디엠의 구명완 대표는 “집값 급등 가능성이 없는 만큼 내집 마련의 돈줄을 죄는 DTI와 LTV는 금융회사 자율에 맡겨 관리하도록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정경재 아이에스동서 수도권개발본부장은 “가계부채 중 상당 부분은 주택을 담보로 한 창업 및 생활자금 차입”이라며 “실제 주택 구입에 따른 차입은 주택거래로 기존 차입금을 갚고 새로 대출받는 만큼 가계부채의 폭발적 증가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설문에 응해주신 분(가나다 순)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 강창록 태풍 사장, 고필송 상명대 교수, 공윤규 신일 사장, 구명완 엠디엠 대표, 길연진 팜파트너스 대표, 김광석 리얼투데이 실장,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실장, 김상국 삼성물산 마케팅팀장, 김성환 신영 전무,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 김시한 대우조선해양건설 이사, 김시환 한아름 사장,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 김영민 중앙건설 상무, 김영천 일성건설 전무, 김용남 글로벌 PMC 대표, 김용문 우방산업 부장, 김용원 EG건설 본부장, 김윤석 신구대 교수, 김재문 동우에이치앤엠 상무, 김종국 광희리츠 사장, 김종두 우남건설 실장, 김천태 동서울대 교수, 김태욱 타이거하우징 사장,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 김희선 알투코리아 전무, 류진렬 티이씨건설 사장, 박근용 신세계건설 부사장,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 전문위원, 박창민 한국주택협회 회장, 방종철 미드미디앤씨 사장, 배상훈 효성 팀장, 서영무 한원 회장,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 송철수 태영 상무, 심상희 마켓리더 사장, 양용화 외환은행 부동산팀장, 양해근 삼성증권 부동산 전문위원, 우호재 포스코건설 그룹장, 윤보현 코람코 이사, 이기원 코오롱글로벌 상무, 이명호 서희건설 이사, 이상영 명지대 교수,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 이주열 엘앤제이 사장, 이창무 한양대 교수, 이창수 리우 대표, 이창언 랜드비전 사장, 이창종 금성백조주택 전무, 이춘우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 임근율 코업레지던스 전무, 임현욱 더피앤디 사장, 장대섭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정경재 아이에스동서 본부장, 정일천 인창건설 사장, 정재룡 광주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정진희 이촌세무법인 대표세무사, 조재희 한라 전무, 진상화 현대건설 상무, 채희 하우드건축 소장, 최종만 오소에인절스 사장,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사장,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 함형성 에이스건설 부장, 홍창환 팍스 부사장,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 황종선 알코리아에셋 대표

김진수/김보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