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펀드의 리스크
투자 수단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 생긴 레버리지 펀드가 대표적이다.

레버리지 펀드는 말 그대로 지렛대(leverage)를 활용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선물·옵션 같은 파생상품이 지수 상승분에 추가 수익을 얹어주는 지렛대로 활용된다. 통상 주가가 오를 때 1.5~2배 수익을 내도록 설계돼 있다. 2배 레버리지의 경우 1억원을 투자했는데 다음날 주가가 10% 상승했다면 투자금이 1억2000만원으로 불어난다.

때문에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려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실제 펀드 평가사 제로인 집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레버리지 펀드 47개의 설정액은 총 3조3300억원 규모다. 가장 보편적인 투자수단 중 하나인 일반 공모형 인덱스펀드 설정액이 14조~15조원 수준이다. 인덱스펀드만큼 널리 퍼진 투자상품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금액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레버리지펀드의 실제 수익률을 따져보면 그다지 좋은 성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제자리걸음을 했던 2011년 1월부터 금년 5월까지 두 배 레버리지 상품 수익률을 분석해 보았다. 마이너스 24%다. 1억원을 투자하고 3년5개월이 지나고 보니 76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는 뜻이다. 만약 인덱스펀드에 투자했더라면 원금이라도 지켰을 것이다.

레버리지 상품이 이처럼 손실률이 높은 것은 바로 운용방법과 주식시장의 특징 때문이다. 이 상품은 종합주가지수 수익률의 두 배를 추구한다. 그런데 매일 매일 변동률의 두 배를 추종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1억원을 투자해 주가가 10% 올랐을 땐 1억2000만원으로 투자금이 늘지만 다음날 주가가 도로 10% 떨어지면 투자금은 원금 이하인 9600만원(1억2000만원×80%)으로 쪼그라든다. 주가가 똑같은 상승률과 하락률로 오르락내리락하면 상승 폭보다 하락 폭이 더 커져(수익률 복리효과) 본전이 아니라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자산관리는 자산배분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배분해 투자할 자산의 특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상품에 대해 꼼꼼히 공부한 다음, 자신이 잘 이해한 상품을 중심으로 자산배분을 한다면 지혜로운 자산관리의 길은 멀지 않을 것이다.

오인석 < 국민은행 WM사업부 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