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탈출 조건은 '실적개선·경제성장'
코스피지수가 1800~2000선 사이를 오가는 박스권에 갇힌 지도 벌써 4년째다. 그 사이 미국 유럽 등 서브프라임과 재정위기를 겪었던 나라들 증시는 모두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재도약했다. 한국 증시의 박스권 돌파와 신고가 흐름을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실적에 대한 신뢰와 경제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기업 측면에서는 실적 성장과 기업가치의 재평가 혹은 업그레이드가 요구된다. 기업가치를 주가로 표현하면 주당순이익(EPS)과 주가수익비율(PER)의 곱으로 볼 수 있다. 먼저 EPS가 증가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원화 강세로 수출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리스크가 있다. 지수는 모멘텀이 약한 상황이다. PER의 배수도 9~10배 구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같은 건설 증권 등 업종의 충격적인 실적 하향은 일단락됐다.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업종들이 하나둘씩 턴어라운드 기대를 갖게 한다. 수출주도 원화 강세를 극복하고 선전하는 편이다. EPS 하향추세가 점차 완만해지고 턴어라운드 기운이 싹트고 있다.

정부의 새 경제팀이 꾸려지면서 증시에서도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시장이 자극받을 만한 시장 친화적 정책이 그것이다. 증시와 부동산시장에서 미국과 유럽은 경기회복의 단초를 만들었다. 주택가격 회복과 주가의 강한 상승세가 기업의 투자를 자극하고 가계의 소비여력을 회복시켰다.

유동성 공급 등으로 디플레이션을 막고 경기를 살리려는 노력이 비단 이들 선진국에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한국도 지금의 답답하고 비관적인 기류가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기류로 바뀔 수 있도록 정책적인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