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대통령께서 (해외순방에서) 돌아오실 때까지 저도 여기서 차분히 앉아서 제 일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는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집무실에서 퇴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귀국 후 임명동의안 재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답했다. 문 후보자는 “주말까지 저도 충분히, 열심히 제 일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는 “박 대통령이 중앙아시아에서 지금 외교, 경제, 자원 이런 분야에서 성과가 굉장히 많으신 것 같다”며 “여러분도 그러니까 이제 저에 대한 관심보다는 박 대통령이 해외에서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그리고 이렇게 성과가 많은데 그것을 좀 많이 보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야권과 여권 일각의 거센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까지는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으며 청문회 준비에 주력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문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견해를 국민 앞에 설명하겠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는 전날 퇴근하면서도 “사퇴할 생각이 현재까지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친일 사관 논란에 휘말린 문 후보자의 거취가 한동안 어정쩡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문 후보자의 화법도 거칠게 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후보자는 이날 자신이 2008년 펴낸 ‘자유와 공화’ 칼럼집 중 ‘일본은 독도에 현실적 위협이 되지 않는데 과장하고 있다’는 부분이 논란을 빚는 데 대해 “직접 독도를 가서 칼럼을 쓴 적도 있고 그 칼럼에서 ‘독도는 우리 땅이고 독도가 있음으로 해서 우리의 동해가 있다’고 분명히 썼다. 여러분은 그런 것을 읽어보고 질문하라”고 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야당의 사퇴 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야당에 가서 물어보시는 게 좋겠다”고 했고 한 기자가 팔을 붙들자 “어느 언론사 기자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