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아셀레인의 ‘위협받는 백조’ (1650년께, 캔버스에 유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얀 아셀레인의 ‘위협받는 백조’ (1650년께, 캔버스에 유채,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백조가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둥지의 알을 노리는 물속의 개로부터 자신의 알을 지키기 위해서다. 방어하는 백조의 기세는 너무나 거세 침입자는 둥지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 더 이상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프랑스 출신 화가로 네덜란드에서 활동한 얀 아셀레인(1610년께~1652년)의 ‘위협받는 백조’다. 네덜란드 동물화의 전통을 따른 이 그림 속에는 여러 가지 상징이 내포돼 있다. 먼저 백조는 신생 독립국 네덜란드와 그 지도자를 상징하고 물속의 개는 호시탐탐 네덜란드를 노리는 외부 세력, 곧 영국을 의미한다. 또 흰색의 백조는 선이고 검정 개는 악을 상징한다.

그림이 그려진 시기는 네덜란드가 스페인과의 오랜 전쟁을 거쳐 독립을 쟁취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 번영을 구가하던 시기다. 해양 강국으로 떠오르던 네덜란드의 힘찬 기상이 백조의 호령하는 듯한 기세 속에 잘 표현돼 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