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주서 KTX 타고 인천공항 바로 간다
부산에 사는 김모씨(36)는 지난달 결혼식을 마치고 인도네시아 발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부산에서 발리로 가는 직항이 없어 김씨는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로 김포공항에 도착해 리무진 버스로 갈아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철도를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부산역에서 서울역으로 KTX를 타고 가면 다시 공항철도(소요시간 43분·8000원)로 갈아타야 해 이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항공편을 이용했다.

이달 말부터는 부산이나 광주 등 지방에서도 KTX를 타고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별도의 환승 없이 인천국제공항까지 바로 갈 수 있게 된다. 평균 소요시간은 기존 환승시간을 고려하면 30분 이상 단축될 전망이다. 또 KTX가 인천국제공항역 외에 검암역에도 정차함에 따라 인천 시민도 서울역이나 용산역까지 나오지 않고 KTX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코레일은 오는 30일부터 KTX를 인천국제공항역까지 하루 20회 운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까지 운행하는 KTX는 매일 경부선 12회, 호남선 4회, 전라선과 경전선 2회씩 등이다.

인천국제공항역까지의 운임은 환승 불편 해소와 공항 리무진 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고려해 서울역(경부선·경전선)은 1만2500원, 용산역(호남선·전라선)은 1만2800원으로 책정됐다. 서울역에서 인천국제공항역까지 가는 시간은 약 47분으로, 부산역에서는 약 3시간30분, 목포역에서는 약 4시간30분이 걸린다. 소요시간은 내년 상반기 호남고속철도와 경부선 2단계 공사가 마무리되고 내년 말 서울역 북부 선형 개량 사업이 끝나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행 KTX 승차권은 17일 오전 7시부터 코레일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과 역 창구 등에서 예약·발권할 수 있다. 코레일은 KTX의 인천국제공항 운행을 기념하기 위해 운임 할인 등 이벤트를 마련했다. 7월까지 KTX로 인천국제공항역과 검암역을 이용하는 고객(인터넷·모바일 발권)은 열차 운임의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또 이용객 추첨을 통해 30% 할인 쿠폰을, 체험수기 공모를 통해 최고 50%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남영우 국토교통부 철도투자개발과장은 “지난달부터 서울과 인천국제공항 간 하루 왕복 3회의 시운전을 했다”며 “이번 개통은 앞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인천국제공항~평창 KTX 노선의 첫 관문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