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 DB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행정자치부로 이름이 바뀔 안전행정부 장관에 13일 내정된 정종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57·사진)는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정 내정자는 최근 서울대 총장선거에 출마해 고배를 들었으나 곧바로 안행부 장관에 발탁됐다. 그는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재직 시절엔 ‘행정고시(5급 공채) 폐지’를 주장한 적도 있다. 행시 주관부서인 안행부 수장을 맡아 결과가 주목된다.

앞서 정 내정자는 올 3월부터 진행된 서울대 총장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4월 초 지원자 12명 가운데 5명의 후보자를 추려내는 총장추천위원회 소견발표 절차에서 탈락했다.

같은 서울대 법대 학장 출신인 성낙인 교수가 이사회 추천 최종후보 3명에 든 반면 그는 일찌감치 총장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두 달여 뒤 박근혜 2기 내각에 발탁되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더욱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정 내정자가 행시 폐지를 주장한 전력이 있다는 점. 행시 주관부서의 장이 된 만큼 행시 존치 여부에 대한 그의 입장 표명이 논란을 빚을 수 있다. 최근 관(官)피아 해체를 목표로 행시 선발인원 축소를 추진하는 흐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내정자는 로스쿨협의회 이사장을 맡고 있던 2011년 ‘로스쿨 졸업생 직역 확대와 제도개선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 및 심포지엄에서 “행시를 폐지하고 진입장벽을 없애 수시로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 로스쿨 졸업생 등이 행정부에 들어가 활동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로스쿨 교수의 입장에서 졸업생 진로를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으나 고시 수험생들로부터 ‘편향된 밥그릇 탐욕’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 내정자는 지난 2012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총선 공천심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여권과 연을 맺었다. 위원장은 정홍원 국무총리였다.

또한 그가 법대 학장이던 당시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던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와는 같이 서울대 교무위원으로 활동한 데 이어 함께 입각하게 됐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