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가서 돈 벌라고?…'보호장벽'에 막힌 한국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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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자본금 6600억원 내라"
印尼선 현지 은행 인수 요구
우리銀, 미얀마 진출 재검토
印尼선 현지 은행 인수 요구
우리銀, 미얀마 진출 재검토
최근 태국에 진출하려던 한 국내 은행은 현지 금융당국의 요구사항을 듣고 계획을 접었다. 현지법인 인가를 받으려면 6억5000만달러(약 6605억원)를 납입자본금으로 내야 한다고 요구해서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납입자본금 기준(2000억~3000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은행들의 동남아시아 진출전략이 벽에 부딪혔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이 경쟁적으로 외국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베트남 등 경쟁적 규제강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외국은행들에 대한 규제 강화는 공통적이다. 베트남도 그렇다. 하나은행은 2007년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점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지 금융당국이 자국 금융산업부터 지켜야 한다는 쪽으로 정책을 바꿨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금융당국이 2015년까지는 외국은행 지점인가를 제한하겠다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외국은행들에 현지 은행을 추가로 인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2년 12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 4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다른 현지 은행 1곳 정도를 더 인수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을 경우 BME 인수 인가가 한없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미얀마 진출 포기하는 곳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외국은행에 대한 규제 강화 분위기는 국내 은행들의 진출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말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총 60개다. 2010년(42개)보다 18개 늘었다. 하지만 60개 중 30개가 영업을 하지 못하는 ‘사무소’에 불과하다. 지점이나 현지법인으로 전환하고 싶지만, 현지 금융당국이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진출을 사실상 포기하는 은행들도 나오고 있다. 영업을 시작한 뒤 손익분기점을 맞출 때까진 상당 기간 걸리는데 이 같은 규제 속에서 이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미얀마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미얀마 진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미얀마 금융당국이 사무소에서 지점으로 전환하려면 영업자금 명목(갑기금)으로 7500만달러 이상 가져올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박신영/박종서/박한신 기자 nyusos@hankyung.com
은행들의 동남아시아 진출전략이 벽에 부딪혔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태국 등이 경쟁적으로 외국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베트남 등 경쟁적 규제강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외국은행들에 대한 규제 강화는 공통적이다. 베트남도 그렇다. 하나은행은 2007년 베트남 호찌민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지점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현지 금융당국이 자국 금융산업부터 지켜야 한다는 쪽으로 정책을 바꿨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금융당국이 2015년까지는 외국은행 지점인가를 제한하겠다고 공언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외국은행들에 현지 은행을 추가로 인수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2년 12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 4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다른 현지 은행 1곳 정도를 더 인수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을 경우 BME 인수 인가가 한없이 늦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미얀마 진출 포기하는 곳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외국은행에 대한 규제 강화 분위기는 국내 은행들의 진출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말 동남아 지역에 진출한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총 60개다. 2010년(42개)보다 18개 늘었다. 하지만 60개 중 30개가 영업을 하지 못하는 ‘사무소’에 불과하다. 지점이나 현지법인으로 전환하고 싶지만, 현지 금융당국이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진출을 사실상 포기하는 은행들도 나오고 있다. 영업을 시작한 뒤 손익분기점을 맞출 때까진 상당 기간 걸리는데 이 같은 규제 속에서 이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내 은행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미얀마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미얀마 진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미얀마 금융당국이 사무소에서 지점으로 전환하려면 영업자금 명목(갑기금)으로 7500만달러 이상 가져올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박신영/박종서/박한신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