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중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이 해외 밀항을 위해 브로커에게 100억원을 제시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조속한 검거를 지시한 가운데 아직 검찰은 유씨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유씨의 한 측근은 이달 초 밀항 브로커 A씨와 접촉해 중국 등지로 밀항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측은 다섯 명의 밀항 성사 시 100억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 측은 장남 대균씨와 다른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조력자 등을 고려해 다섯 명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유씨가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아 해남 목포 등지에 계속 은신할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밀항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10일 오후 임정혁 대검 차장검사 주재로 검찰과 경찰, 군을 비롯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열고 군 병력까지 동원해 유씨 검거에 나서기로 했다.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이날 인천지역 국회의원 A씨가 해운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세월호 희생자들을 내버려둔 채 자신들만 탈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준석 선장(68) 등 선박직 승무원 15명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처음으로 법정에 섰다.

재판에 참석한 100여명의 세월호 사고 유가족은 피고인들이 등장하자 “살인자”라고 소리를 지르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김병권 피해가족 대책위 대표는 재판 시작 전 모두발언을 통해 “가족의 영혼과 우리 사회의 기본적 신뢰까지 모두 죽인 이들을 엄정하게 처벌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정소람/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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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지 지난 6월 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와 관련하여 유 전 회장이 정치적 망명이나 밀항을 시도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는 ‘엄마’는 결혼한 여성을 편하게 부르는 호칭이며, 신도들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비호한 사실이 없고, 해당 교단에는 신도들의‘집단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신 모 씨가 유 전 회장의 개인비서로 재직하거나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 전 회장의 재산을 관리해 온 사실이 없고, 유 전 회장이 정관계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