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초중고 교과과정에 '금융'을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은 교육으로부터 시작한다. 어린이가 훌륭한 교육을 받으며 자라야 성공적인 삶을 살면서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어른이 된다. 이런 어른들이 올바른 행동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다음 세대도 바람직한 가치관을 배우게 된다. 이와 같은 선순환이 이뤄져야 지속가능한 사회를 뒷받침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교육의 선순환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백년대계를 세우고 어렸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한다.

금융교육도 마찬가지다. 미국 중앙은행(Fed)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에서 금융교육을 받은 이들이 보다 규칙적으로 저축하는 습관을 갖게 된다고 한다. 금융교육이 합리적인 지출 습관을 갖게 해주고 자본주의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사결정 능력을 키워 준다는 점도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선진국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금융교육을 학교 정규 교과목으로 채택해 가르치고 있다. 미국 일본 캐나다 등에서는 8세부터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고 고등학교 과정으로도 확대해 가고 있다.

한국도 2007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교육협의회를 구성하고 민·관 차원에서 여러 금융교육을 펼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신한은행에서도 어린이, 청소년, 새터민 등을 대상으로 금융체험 및 진로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2년 6월부터 시작한 어린이 금융체험교실은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입소문이 퍼져 참가 신청 접수가 매번 몇 분 만에 마감된다. 이 같은 인기 비결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실제 지점과 똑같은 환경을 조성해 실제 은행 거래를 하는 것과 같은 실감 나는 체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은행 직원이 직접 멘토가 돼 살아 있는 교육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호응이 높다.

한국도 선진국처럼 금융교육을 초·중·고교 정규 교과과정으로 운영하면 어떨까.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통해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금융 소비자의 주권이 강화되고,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감에 따라 금융산업도 더 도약하게 될 것이다.

결국 국가 경제발전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금융교육의 선순환 구조가 탄탄하게 마련되길 기대한다.

서진원 < 신한은행장 suhjw@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