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을 추적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 검사)은 8일 유씨가 전남 순천을 벗어나 해남과 목포 일대로 도주한 정황을 잡고 해당 지역으로 수색망을 넓혔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날 유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범인은닉혐의)를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 여러 명을 목포 일대에서 체포해 유씨 소재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당초 검찰은 유씨가 지난달 25일까지 머무른 것으로 알려진 순천과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벌여왔다. 그러나 검찰은 최근 유씨가 이미 순천을 벗어나 해남·목포 일대로 간 정황을 확인했다. 해남·목포 일대에는 유씨 일가와 구원파 신도들이 보유한 토지가 넓게 퍼져 있어 유씨가 은신하기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완도군 보길도에도 유씨 일가 소유 토지와 농장이 있으며 전남 신안군에는 유씨의 장남 대균씨(44) 측근으로 알려진 김모씨가 소유한 D염전이 있다. 검찰은 많은 섬을 끼고 있는 해남과 목포 일대가 동남아 등지로 향하는 밀항 중심지라는 점을 고려해 유씨의 밀항을 막기 위한 감시 인력도 늘렸다.

검찰은 지난 7일 유씨의 처남인 권오균 트라이곤코리아 대표(64)를 유씨의 친인척 중에서 처음으로 구속하는 등 유씨 측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권 대표는 경영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유씨 일가에게 계열사 자금 수십억원을 몰아준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경기 안성 금수원에 머물며 유씨 도피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일명 ‘김엄마’ 등 구원파 핵심 신도들의 신병 확보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현재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거나 긴급체포 대상에 올려놓은 핵심 신도는 5~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원파 측은 이날 신도와 구원파 소유 영농조합으로 수사망을 넓혀가는 검찰을 비판했다. 조계웅 구원파 대변인은 금수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약속을 어기고 교회 압수수색과 교인들에 대한 감시, 심지어는 영농조합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범죄자 은닉·도피 행위는 명백한 범죄로 관용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검찰의 확고한 원칙”이라고 반박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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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지 지난 6월 5일 이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와 관련하여 유 전 회장이 정치적 망명이나 밀항을 시도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는 ‘엄마’는 결혼한 여성을 편하게 부르는 호칭이며, 신도들이 유 전 회장의 도피를 조직적으로 비호한 사실이 없고, 해당 교단에는 신도들의‘집단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혀왔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신 모 씨가 유 전 회장의 개인비서로 재직하거나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 전 회장의 재산을 관리해 온 사실이 없고, 유 전 회장이 정관계의 비호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