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 증시에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들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에서 최상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상장 계획을 밝힘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는 2000선을 넘나들고 있는 코스피지수의 방향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또 시장 업종 종목별 주가 차별화 현상을 더욱 자극하는 이슈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우선주를 포함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주는 24개 종목이다. 이들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3월 25.4%에서 최근 27.9%로 커졌다. 특히 5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2.3% 상승하는 동안 삼성그룹주의 상승률은 8.4%에 달해 지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금도 삼성그룹주에 쏠리고 있다. 3월 이후 삼성그룹주를 중심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으며, 국내 기관도 4월 이후 삼성그룹주의 비중을 유지하는 한편 다른 종목군에 대해서는 매물을 내놓고 있다.

박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대형주와 중소형주, 삼성그룹주와 다른 종목군 등의 주가 차별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수급 여건과 무관하지 않다"며 "일부 업종 중심의 실적 개선이라는 한계를 감안하면 당분간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그룹에서 촉발된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한국 증시의 할인 요인을 해소할 것으로 봤다.

윤태호 연구원은 "삼성의 지주사 전환 전망은 이후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한화그룹 등의 경영권 승계와 지주사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며 "순환출자로 엮여 있는 대부분 대기업 그룹의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설립과 배당정책 변화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 분할 등 사업구조 개편에서 소액 주주의 매수청구를 통한 반대가 있을 수 있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대기업은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친화정책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이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할인 요소였던 저배당을 해소할 투자유인이 될 것"이라며 "한국 이전에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대만은 안정적인 배당정책(배당수익률 2.8%, 배당성향 47%)를 유지하며 주가수익비율(PER) 14배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증시는 상대적인 저배당정책(유가증권시장 배당수익률 1.0%, 배당성향 17%)으로 PER 9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유가증권시장 비중을 고려하면 삼성의 배당정책 변화만으로도 대만 증시와의 주가수준 차이 매우기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