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부인인 배우 최명길 씨가 4일 서울 광장동 광장중학교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부인인 배우 최명길 씨가 4일 서울 광장동 광장중학교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6·4 지방선거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권력 지형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상당수 광역단체장이 선전했지만 이는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역량보다 개별 후보의 경쟁력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가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정부·여당의 무능과 실책을 심판하려는 표심이 새정치연합에 반사이익으로 작용한 것일 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기초 무공천’ 회군 논란과 이어진 공천 과정에서 노출됐던 당내 갈등이 선거 이후 표면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사실 이번 선거 때 각 광역단체장 후보 측에서 당 지도부에게 ‘굳이 올 필요 없다’며 손사래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만큼 당 지도부보다는 개별 후보들의 경쟁력이 부각된 선거였다”고 말했다. 실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안희정 충남지사 후보 등 당내 간판 주자들의 지지율은 선거 기간 내내 새정치연합 지지율을 훨씬 웃돌았다.

당초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완승을 거둔 만큼 ‘현상 유지’를 목표로 삼았다. 일단 김·안 두 공동대표 체제의 임기가 내년까지인 만큼 지도부는 이를 지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안 대표가 끝까지 밀어붙였던 ‘기초 선거 무공천’ 논란과 이후 공천 과정에서 당내 계파들과 정면충돌 양상을 빚은 것은 여전히 두 대표의 리더십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동영 손학규 김두관 등 당내 거물급 인사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해 총력전을 펼쳤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이들 인사가 대거 전략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하면 당내 권력 구조도 상당히 복잡해질 개연성이 높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7월 재·보선을 통해 전면에 나설 당내 대선 주자들 간 경쟁이 조기 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