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학점의 ETF' 퇴출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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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액 50억·하루거래 500만원↓ 16개 ETF 7월 관리종목 지정
"다양한 상품 출시 하라더니 무리한 퇴출 잣대 들이대"
운용사들 규제완화 한 목소리
"다양한 상품 출시 하라더니 무리한 퇴출 잣대 들이대"
운용사들 규제완화 한 목소리
다음달부터 설정액과 거래대금이 적은 상장지수펀드(ETF)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퇴출 수순을 밟는다.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인데 당장 약 16개 종목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투자자들은 기준 가격보다 싼 값에 ETF를 처분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ETF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이 가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다음달 무더기 관리종목 지정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ETF 퇴출 규정’을 제정,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154개의 ETF 중에서 상장된 지 1년이 지난 종목이 대상이다. 매년 반기마다 설정액이 50억원을 밑돌거나 6개월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우선 지정한다. 6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두 조건에서 모두 벗어나야 상장폐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펀드 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해당하는 ETF는 16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설정액 50억원이 안 되는 종목은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 등 11개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을 밑도는 상품은 ‘유리TREX펀더멘탈200’ 등 6개다. 두 기준에 모두 못 미치는 종목(우리KOSEF200선물)도 있었다. 운용사들이 이달 말까지 이들 ETF의 설정액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을 상장유지 기준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다음달 초 ‘관리종목 ETF’가 무더기로 쏟아질 전망이다.
이용국 한국거래소 상품상장팀 부장은 “ETF는 일반 주식과 달리 매도 주문이 한꺼번에 몰린다고 해서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 구조”라며 “일부 거래량이 적은 ETF의 경우 호가 공백 때문에 기준가격보다 싼 값에 팔아야 하는 불이익은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들 “폐지 잣대 가혹하다”
자산운용 업계는 소비자 피해가 적은 ETF에 대해 무리한 퇴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은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유도해 시장을 활성화할 단계란 것이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ETF는 기초자산의 개별 가치가 즉각 반영되는 구조인데 설정액을 퇴출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국도 설정액과 순자산액이 모두 50억원 미만일 때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 쪽으로 규정 개정을 검토 중이다.
상당수 운용사는 일단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기 위해 이달 중 적절한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관리종목 지정만으로도 거래 부진이 심화될 수 있고, 운용사 이미지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부문장은 “설정액이나 거래대금을 인위적으로 늘려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구조”라며 “이달 중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우리자산운용 ETF컨설팅팀 부장도 “규제완화 요구와는 별도로 최대한 폐지 사유를 해소하겠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다음달 무더기 관리종목 지정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ETF 퇴출 규정’을 제정,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154개의 ETF 중에서 상장된 지 1년이 지난 종목이 대상이다. 매년 반기마다 설정액이 50억원을 밑돌거나 6개월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우선 지정한다. 6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두 조건에서 모두 벗어나야 상장폐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펀드 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5월 중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해당하는 ETF는 16종인 것으로 파악됐다. 설정액 50억원이 안 되는 종목은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 등 11개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500만원을 밑도는 상품은 ‘유리TREX펀더멘탈200’ 등 6개다. 두 기준에 모두 못 미치는 종목(우리KOSEF200선물)도 있었다. 운용사들이 이달 말까지 이들 ETF의 설정액과 하루 평균 거래대금을 상장유지 기준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다음달 초 ‘관리종목 ETF’가 무더기로 쏟아질 전망이다.
이용국 한국거래소 상품상장팀 부장은 “ETF는 일반 주식과 달리 매도 주문이 한꺼번에 몰린다고 해서 주가가 급락하지 않는 구조”라며 “일부 거래량이 적은 ETF의 경우 호가 공백 때문에 기준가격보다 싼 값에 팔아야 하는 불이익은 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들 “폐지 잣대 가혹하다”
자산운용 업계는 소비자 피해가 적은 ETF에 대해 무리한 퇴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은 다양한 상품 출시를 유도해 시장을 활성화할 단계란 것이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ETF는 기초자산의 개별 가치가 즉각 반영되는 구조인데 설정액을 퇴출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국도 설정액과 순자산액이 모두 50억원 미만일 때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 쪽으로 규정 개정을 검토 중이다.
상당수 운용사는 일단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기 위해 이달 중 적절한 ‘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관리종목 지정만으로도 거래 부진이 심화될 수 있고, 운용사 이미지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부문장은 “설정액이나 거래대금을 인위적으로 늘려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구조”라며 “이달 중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우리자산운용 ETF컨설팅팀 부장도 “규제완화 요구와는 별도로 최대한 폐지 사유를 해소하겠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