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안전감독관들이 여수공장 내 안전시설과 장비 등을 점검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LG화학 안전감독관들이 여수공장 내 안전시설과 장비 등을 점검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무엇보다 기본을 철저히 지키는 문화가 중요합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13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원세미나에서 사업장 안전과 제품 품질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구 회장은 “세월호 참사로 소중한 생명들을 잃게 돼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이라며 “사업에서도 안전과 품질에 있어 방심하거나 소홀한 점은 없는지 근본부터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며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를 책임지고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회장이 직접 안전관리를 수차례 강조하면서 LG그룹은 최근 대대적인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 계열사 및 사업장별로 소방안전시설을 일제 점검하고 있으며 안전관리 조직 및 인원 확충과 시설 및 장비 보강 작업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LG화학이다. 화학물질을 다루는 회사 특성상 사고가 나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안전환경 관리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본부 산하로 흩어져 있던 주요 공장들의 안전환경조직을 CEO 직속으로 이관했다. 본사 안전환경 담당을 임원 조직으로 격상시키고 진단을 전담하는 안전환경진단팀을 신설하는 등 관련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안전환경 분야에 힘을 실어준 만큼 예산도 늘었다. 지난해 안전환경 분야에 900억원을 투자한 LG화학은 올해 이보다 56% 증가한 14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여수공장, 나주공장 등 현장 방문 때마다 임직원들에게 항상 “모든 사업활동에 안전환경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임직원 스스로 원칙과 기준을 지키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문화를 확고하게 정착시켜야 한다”고 당부한다.

공장뿐 아니라 대전 기술연구원에서도 실험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설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연구원 내에서 사용되는 가연성, 독성가스에 대한 일괄 가스 감지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방재실에서 24시간 가스 누출 여부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안전환경보건위원회의 연구와 정책을 바탕으로 국내외 각 사업장의 비상상황 대비 매뉴얼을 매년 구체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라며 “공장마다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주요 전략 과제 및 목표를 세워 이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부터 운영 중인 ‘안전환경보건위원회’는 매년 2회 이상, 국내 모든 사업장의 안전환경보건부문장이 모여 관련 이슈에 대해 논의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해 안전 계획 등을 세우는 협의체다.

LG전자는 각 사업장의 환경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2015년까지 약 1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각 사업장의 시설 및 안전관리 설비를 교체하거나 수리하고 있으며 위험·유독물질 방제 및 보호장비,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과 장비도 지속해 보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상 대응, 운영 관리, 교육 훈련 등으로 구성된 ‘전사 환경안전평가’ 체계도 재정비하고 있다. 특히 사업장별로 실제 상황을 설정해 불시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전 세계 수십여개국에 생산법인을 가진 글로벌 회사인 만큼 임직원들의 환경안전관리 의식 제고를 위해 지난해부터 세계 4개 권역별 환경안전 정기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총 33개 해외 생산법인을 중국, 유럽·중동, 중남미, 아시아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해외법인 권역별 환경안전 특별교육’을 2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시 사업장에 있는 안전교육 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내세우는 안전에 관한 원칙은 ‘안전하지 않으면 작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화학물질 및 안전·보건 등 산업안전 전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대외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산업안전 전담 임원급 조직을 신설했다.

또 지난해부터 700억원을 투입해 유해화학물질 안전시설 강화, 방폭설비 설치, 장비 안전장치 개선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개선활동을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은 지난해 LG그룹 전체 계열사 국내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모범사업장으로 선정됐다.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은 지난해 2월부터 무재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