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후보가 2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윤장현 캠프 제공
윤장현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후보가 2일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윤장현 캠프 제공
“인자(이제) 구시대 정치인은 물러나야 쓰지라.” “뭔 소리여. 강운태만한 능력 있는 인물이 워딨다고.” 지난달 31일 광주 무등산 증심사 입구의 한 보리밥집에서 주말 산행을 마친 배영호 씨(62·광산구 수완동) 부자가 광주시장 선거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아부지 정권교체 할라믄 야당(새정치민주연합)에 힘을 실어줘야 한당께요.” 아들 창식씨(31·회사원)가 대통령 선거란 명분까지 내세웠지만, “아무리 그래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밀실 낙하산 공천은 아니제”라며 아버지는 물러서지 않았다.

○초접전으로 바뀐 판세

광주시장 선거가 막판까지 예측불허의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역 시장인 강운태 후보(무소속)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윤장현 후보 공천에 불복, 탈당한 뒤 이용섭 의원과 단일화를 이뤘다. 강 후보는 ‘낙하산 밀실야합 심판론’으로 맞서면서 윤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강운태 무소속 광주시장 후보가 2일 유세 도중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강운태 캠프 제공
강운태 무소속 광주시장 후보가 2일 유세 도중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강운태 캠프 제공
광주시장 선거는 ‘새정치연합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통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현 시장과 재선 의원이 손을 맞잡고 당에 반기를 든 이번 선거에서는 통합 야당의 명분과 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 등이 시험받고 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는 지지율에서 안 대표 측 인사인 윤 후보를 두 자릿수 이상 앞서 나갔다. 지난달 26일 이용섭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직후 중앙일보 조사에서 강 후보의 지지율은 37.8%로 윤 후보(22.4%)를 15.4%포인트 앞질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앙당의 총력 지원 속에 윤 후보가 강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윤 후보가 역전한 결과가 나오면서 선거전은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31일 끝난 사전투표에서 광주는 총 유권자 113만8418명 중 15만1214명이 투표해 전국 광역시 중 가장 높은 13.2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20~30% 부동층 공략 총력

“정당을 택하자니 인물이 아깝고 요번 선거는 참말로 맘 정하기 힘들다”는 자영업자 이상일 씨(48·동구 지산동)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듯 막판까지 부동층이 두껍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한길 공동대표, 박영선 원내대표, 정세균 전 대표, 정동영 최고위원, 김효석 최고위원, 천정배 선대위원장 등 당내 ‘거물급’ 정치인을 총동원, 윤 후보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안 대표는 31일부터 1박2일 동안 윤 후보와 함께 시내 곳곳을 돌며 지원 유세를 펼쳤다. 윤 후보 측 이광이 공보단장은 “20~30%에 이르는 부동층을 누가 끌어들이느냐에 따라 승패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 캠프의 조경완 공동대변인은 “현재 지지율 10%포인트 정도 앞서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부동층을 흡수해 더블 스코어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광주=최성국 기자/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