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이 쪼그라드는 데다 등록금마저 동결되면서 대학 재정은 해마다 어려워지고 있다. 대학 자체적으로 거둬들이는 수입이 줄다 보니 자연히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의존도는 커졌다. 여기에 정부가 재정지원사업을 앞세워 정원 감축과 학과 통폐합 등 대학구조개혁을 감행하면서 대학은 그야말로 ‘재정 3중고’에 처했다.

전국 사립대학 193곳의 총수입(2012년 교비회계)은 18조11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늘었다. 2010년도에 비해선 9.8%나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녹록지 않다. 대학 수입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등록금 수입(2012년)은 10조8461억원으로 전년보다 2.2% 줄었다.

반면 학생이 납부한 등록금의 교육비 환원율은 139.7%(2010년)→145.2%(2011년)→161.9%(2012년)로 해마다 증가했다. 학생들이 1000만원의 등록금을 냈다면 1600만원의 교육비가 재투자됐다는 얘기다. 써야 하는 돈은 늘어났는데 대학 적립금 운용을 통해 얻는 수익은 줄었다. 2012년 교비 적립금을 투자해 얻은 수익은 1조435억원으로 전년보다 21.4%나 쪼그라들었다. 매년 들어오는 기부금 규모가 줄어든 데다 은행예금 등 안전자산 위주의 운용으로 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대학 수입의 빈자리는 국고보조금으로 채워졌다. 2012년 사립대학에 들어간 국고보조금은 1조3775억원으로 전체 교비 수입의 7.6%를 차지한다. 2010~2011년에는 3.6%에 머물렀던 국고보조금 의존도가 1년 새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산학협력단에 지원되는 보조금까지 합하면 대학이 국고보조금에 의존하는 비율은 더 높다. 2012년 기준 전체 국고보조금은 3조9057억원으로 총수입의 16.6%나 차지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