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복봉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조선선재의 주가가 최근 들어 급등하고 있다. 원인 모를 주가 급등과 계열사의 지분 정리 등으로 일각에선 매각설 얘기가 흘러나왔지만 회사 측에선 "사실 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선선재 주가는 지난달에만 27% 이상 급등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4만 원 초중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주가가 지난달 첫 거래일부터 탄력을 받더니 3년6개월 만에 6만 원대로 훌쩍 뛰어오른 것.

이날은 차익매물 출회로 전 거래일보다 1.15% 내린 6만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조선선재 관계자는 "업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다"며 "매각은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주가급등과 함께 조선선재 매각설을 부추긴 건 계열사 동국산업의 원인 모를 지분 정리다.

동국산업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조선선재 지분을 팔아왔다. 이 회사는 지난달 14일 2만1951주를 추가 매도하면서 조선선재에 대한 지분율을 7% 가량에서 0.04%까지 낮췄다.

장원영 조선선재 대표와 장세희 동국산업 대표는 5촌 지간이다. 현재 이 두 회사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정하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묶여 있는 상태다. 동국산업 기업집단의 일감 몰이 비중은 15.40%로 자산총액 5조 원 이하 그룹 중 24위다.

동국산업 관계자는 "조선선재와 계열사 관계로 공정위 규제 대상에 속해 있지만 서로 업무적으로 협업하는 부분이 없다"며 "경영 참여도 하지 않기 때문에 지분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어 파는 것이지 조선선재 매각과는 상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 경제민주화법이 일감몰이 규제 대상을 자산총액 5조 원 이상의 51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3개 그룹으로 한정하고 있어, 동국산업이 조선선재 지분을 들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조선선재 관계자는 "업계에서 도는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금보유량도 많고 재무건전성도 높기 때문에 회사를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조선선재는 국내 피복봉 점유율 1위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 722억 원, 영업이익 111억 원을 기록했다.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이 250억 원 가량이며, 부채비율도 22%로 낮은 편이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