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증시는 팔팔한데…성장률·물가는 '옐로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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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대선 기대감에 주가 두달새 10% 이상 올라
1분기 경제성장률 0.2%
물가상승률 2014년 6% 예상…5년째 억제 기준치 넘을 듯
1분기 경제성장률 0.2%
물가상승률 2014년 6% 예상…5년째 억제 기준치 넘을 듯
“축구가 밥 먹여주냐. 월드컵 취소하라.”
‘축구의 나라’ 브라질 국민들이 월드컵 개최를 반대하며 거리로 뛰어나왔다.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에서 정부가 월드컵 개최 비용으로만 330억헤알(약 14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는 게 시위 이유다.
월드컵이 3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시위가 더 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대도시 50여곳에서는 시위대가 창문을 부수는 등 과격 시위를 이어갔다. 창과 활을 든 아마존강 유역 원주민 500여명도 가세했다. 브라질 정부는 최루탄을 쏘는 한편 경기장 주변 치안까지 위태롭다며 탱크와 장갑차에 군병력 16만명을 동원해 경계 태세를 갖췄다. ○‘인플레+저성장’ 이중고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2.3%) 수준인 2%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2% 성장을 전망했다. 브라질은 2009년 마이너스 성장(-0.3%)을 했다가 2010년 기저효과와 부양책 등에 힘입어 7.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1년 2.7%로 성장률이 낮아졌고, 2012년엔 1.0%에 머물렀다. 브라질 통계청은 지난달 30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0.4%)보다 낮아진 수치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2009년 4.31% 이후 2010년 5.91%, 2011년 6.50%, 2012년 5.8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물가상승률 5.8%에 이어 올해는 6.0%로 예상했다. 2010년부터 5년 연속 물가상승률 억제 기준치(4.5%)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브라질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는 위축됐다. 브라질 최대 경제단체 상파울루산업연맹(FIESP) 조사에 따르면 올해 GDP 대비 투자 비율은 18%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브라질 정부는 2011년 ‘브라질 마요르(더 큰 브라질)’정책을 발표하면서 올해 GDP 대비 투자 비율을 22.4%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브라질의 GDP 대비 투자 비율은 주요 신흥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성장 둔화, 정부 부채 증가 및 대외지표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 3월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호세프, 10월 대선 시험대에
많은 경제학자는 브라질 경제가 2012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비전통적 방법을 동원했다. 국영 석유기업을 압박해 국제가격으로 수입한 석유를 보조금을 받고 싼값에 팔라고 했다. 전력 관세 인하에도 개입했고, 시 정부와 주 정부는 대중교통 요금에도 개입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와 동시에 자국 통화 약세, 산업을 부흥하기 위한 일시적 세금우대 조치 등 한편에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모순된 정책을 썼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해외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자국 통화가치가 급락하자 기준금리를 지난해 4월 이후 9차례 연속 올렸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11%.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아져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라질 경제가 낮은 성장률과 높은 물가상승률이란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모습”이라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10월 대선에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울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약진하고 있다.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올해 최저점이던 지난 3월 대비 12.8% 올랐다. 헤알화 가치도 안정세다. FT는 “경제 펀더멘털 개선으로 나타나는 상승장이 아니라 월드컵과 10월 대선 기대감에 의한 ‘역설적 랠리’”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이 경제지표 반전의 기회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축구의 나라’ 브라질 국민들이 월드컵 개최를 반대하며 거리로 뛰어나왔다. 심각한 경기침체 상황에서 정부가 월드컵 개최 비용으로만 330억헤알(약 14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는 게 시위 이유다.
월드컵이 3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시위가 더 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대도시 50여곳에서는 시위대가 창문을 부수는 등 과격 시위를 이어갔다. 창과 활을 든 아마존강 유역 원주민 500여명도 가세했다. 브라질 정부는 최루탄을 쏘는 한편 경기장 주변 치안까지 위태롭다며 탱크와 장갑차에 군병력 16만명을 동원해 경계 태세를 갖췄다. ○‘인플레+저성장’ 이중고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2.3%) 수준인 2%대를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2% 성장을 전망했다. 브라질은 2009년 마이너스 성장(-0.3%)을 했다가 2010년 기저효과와 부양책 등에 힘입어 7.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1년 2.7%로 성장률이 낮아졌고, 2012년엔 1.0%에 머물렀다. 브라질 통계청은 지난달 30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0.4%)보다 낮아진 수치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2009년 4.31% 이후 2010년 5.91%, 2011년 6.50%, 2012년 5.8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물가상승률 5.8%에 이어 올해는 6.0%로 예상했다. 2010년부터 5년 연속 물가상승률 억제 기준치(4.5%)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브라질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는 위축됐다. 브라질 최대 경제단체 상파울루산업연맹(FIESP) 조사에 따르면 올해 GDP 대비 투자 비율은 18%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브라질 정부는 2011년 ‘브라질 마요르(더 큰 브라질)’정책을 발표하면서 올해 GDP 대비 투자 비율을 22.4%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브라질의 GDP 대비 투자 비율은 주요 신흥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성장 둔화, 정부 부채 증가 및 대외지표 악화 등을 이유로 지난 3월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호세프, 10월 대선 시험대에
많은 경제학자는 브라질 경제가 2012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비전통적 방법을 동원했다. 국영 석유기업을 압박해 국제가격으로 수입한 석유를 보조금을 받고 싼값에 팔라고 했다. 전력 관세 인하에도 개입했고, 시 정부와 주 정부는 대중교통 요금에도 개입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와 동시에 자국 통화 약세, 산업을 부흥하기 위한 일시적 세금우대 조치 등 한편에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모순된 정책을 썼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해외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자국 통화가치가 급락하자 기준금리를 지난해 4월 이후 9차례 연속 올렸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11%. 물가상승률이 계속 높아져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라질 경제가 낮은 성장률과 높은 물가상승률이란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모습”이라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10월 대선에서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울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약진하고 있다. 브라질 증시의 보베스파지수는 올해 최저점이던 지난 3월 대비 12.8% 올랐다. 헤알화 가치도 안정세다. FT는 “경제 펀더멘털 개선으로 나타나는 상승장이 아니라 월드컵과 10월 대선 기대감에 의한 ‘역설적 랠리’”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이 경제지표 반전의 기회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