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편의점 야간 특수…치킨·순대 등 야식 50% ↑
이마트는 지난달 29일 시간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오후 8시 이후 매출 비중이 30%를 넘었다고 1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이마트 매출 중 19.1%가 오후 8시부터 10시 사이에 발생했고, 11.4%가 밤 10시부터 12시 사이에 일어났다. 전체 매출의 30.5%를 오후 8시 이후에 올린 것이다. 4주 전인 지난달 1일과 비교하면 오후 8시 이후 매출의 비중이 6.5%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피크 타임도 바뀌었다. 지난달 1일에는 오후 4~6시 매출 비중이 19.7%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지난달 29일에는 오후 8~10시 비중이 19.1%로 가장 높았고 오후 4~6시 비중은 16.9%로 낮아졌다.
이런 변화는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더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낮 최고기온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연속해서 30도를 넘었다. 평년 기온과 비교했을 때 5도 이상 높았다. 지난달 27일에는 제주에서 밤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올 들어 처음으로 나타났다.
야간 쇼핑이 늘면서 치킨·순대 등 야식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달 이마트에서 텍사스윙·닭발 등 바비큐류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53.1% 늘었다. 닭강정 등 튀김강정류 매출은 5.9%, 순대·편육 매출은 2.8% 각각 증가했다.
한강변 편의점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야간이나 주말에 한강 둔치에 더위를 식히러 나온 나들이객 덕분이다. CU 한강여의도1호점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26.5% 늘었다. CU 한강잠실1호점과 여의동산점 매출도 10% 이상 증가했다.
유통업체들은 더위가 바꿔놓은 쇼핑 풍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마트는 보통 오후 10시 이후 하던 ‘타임 세일’을 점포별로 한두 시간 앞당겨 실시하고 있다. CU는 6월 한 달간 ‘CU 우유팥빙수’와 ‘CU 흰우유’를 함께 구입하면 500원을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연다. 미니스톱은 맥주 할인 행사에 나섰다. 6월 한 달간 밀러, KGB 등 행사 대상 수입 맥주 19종 중 동일제품 2개를 함께 구매하면 최대 30% 값을 할인해주는 행사다.
백화점들은 ‘쿨비즈’ 의류 할인 행사를 지난해보다 앞당겨 진행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보다 2주 이른 지난달 19일부터 25일까지 ‘쿨 서머 셔츠전’을 열고 리넨 쿨맥스 등 기능성 소재 셔츠를 정상가보다 60~80% 할인 판매했다.
더울 때 매장에 오면 사은품을 주는 ‘역발상 마케팅’을 하는 곳도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낮 최고기온이 27도를 넘는 날 1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아이스박스·선크림 등을 사은품으로 줬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