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쇼트펀드 대세론' 다시 봐야할 때
상반기 금융투자업계에선 롱쇼트펀드가 히트를 쳤다. 자산운용시장의 대세가 될 정도로 자금 유입이 활발했다. 롱쇼트펀드는 중위험 중수익을 표방하며, 연 2~3%에 불과한 정기예금 금리의 두 배가량인 5~6% 수익률을 추구한다.

하지만 롱쇼트펀드 자금 유입이 늘어날수록 증시 수급은 꼬인다. 순수하게 주식을 매수하던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을 빼 롱쇼트펀드에 넣을 경우 자금의 일부는 채권, 일부는 주식매수, 일부는 주식 공매도 용도로 들어간다. 매수자금이 분산되거나 매수, 매도의 힘이 상쇄되는 것이다.

롱쇼트펀드는 기본적으로 매수종목과 매도종목을 한 쌍으로 진행한다. 싼 것을 사고 비싼 것을 판다는 개념이다. 물론 싸다는 것과 비싸다는 것의 잣대는 투자자마다 다르다.

한국 증시는 신흥국이나 선진국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얘기한다. 그럼에도 롱쇼트와 중위험 중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다소 모순이다. 그 속에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일부 수출 대형주를 제외하면 실적이 부진하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싸지 않다는 시각이 녹아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낮은 밸류에이션에도 무거운 흐름, 해외 경쟁기업들의 추격 속에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급상 매력이 크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투자매력이 커지기 시작하고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다면 저평가는 분명 해소될 수 있다.

한국증시 롱쇼트펀드 대세론도 수정돼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