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에 취하고…록 음악에 빠져…잠 못 이루는 밤, 시애틀 캐피톨 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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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처럼 투어하기
시애틀은 커피의 도시다. 커피 소비량이 미국 내에서 3위 안에 든다. 여름 한철을 빼고는 매일같이 흐리고 비 오는 시애틀의 날씨가 이 막대한 커피 소비량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진하고 따뜻한 커피를 부르기에 충분하니까. 여기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등 굵직한 회사의 본사가 자리해 있으니, 이 업계의 종사자들이 달고 사는 커피 수요도 어마어마할 것이다. 스타벅스 본사를 비롯해 시애틀스 베스트 커피(Seattle’s Best Coffee), 툴리스(Tully’s) 같은 유명 커피 체인점의 본사도 모두 시애틀에 있다. 거리에 한 집 걸러 커피점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도시다.
시애틀 커피의 새로운 성지, 캐피톨 힐
시애틀은 미국 내에서 일찌감치 커피 문화의 중심지로 활약해왔다. 1971년 문을 연 스타벅스 1호점은 시애틀 제1의 명소로 통한다. 하지만 커피에 관한 한 진짜 명소는 따로 있다. 바로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다. 그런지 록과 펑크의 감성이 물씬 배어있는 동네, 1960년대부터 이미 게이와 레즈비언의 동성애자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곳으로 태생부터가 비주류인 동네다.
동네 분위기는 여유로우면서도 한편으론 거침이 없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이 동네는 스타벅스와 같은 주류의 커피 문화와도 다른 노선을 걸었다. 오히려 거대 커피 체인에 대한 저항 혹은 대안으로 독립커피 숍들이 여기저기 생겨났다. 시애틀 커피의 새로운 성지로 캐피톨 힐이 떠오른 것이다.
독립커피란 국가가 아닌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하고, 커피 무역에서 생기는 불공정 거래를 반대하는 커피 로스터리, 혹은 카페를 말한다. 이 독립커피집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아시아에 있는 커피 농장과 공정한 직거래를 통해 커피를 얻으며, 그 수익이 현지인들에게 직접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 다양하고 수준 높은 커피 맛볼 수 있어
우선 방문 목록에 올려야 할 곳은 캐피톨 힐의 중심거리인 브로드웨이에 있는 비바체(Vivace)다. 1988년 문을 연 이래 뛰어난 로스팅 기술과 라테 아트를 선보이며 시애틀의 독립커피문화를 주도해온 집이다. 비바체에서는 커피 위에 정교하고 섬세하게 그려진 라테 아트를 눈여겨보자. 거품으로 나뭇잎 모양의 그림을 그리는 로제타 라테 아트를 처음으로 선보인 사람이 바로 비바체의 대표 데이비드 쇼머다. 그의 모습은 카운터 벽에 그림으로도 그려져 있다. 진한 북부 이탈리아 스타일의 로스트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캐피톨 힐의 커피 명소다.
이스트 파인 거리로 옮겨가면 스텀타운(Stump Town) 커피와 북카페 콘셉트의 바우하우스를 만날 수 있다. 스텀타운 커피는 1999년 포틀랜드에서 먼저 시작했다. 이후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 뉴욕에 각각 두세 개의 매장을 열었으며, 미국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로스트 커피를 선보이는 집이다. 에스프레소 위주의 다소 어둡고 거친 느낌이 강한 시애틀의 커피와 달리 스텀타운 커피는 커피의 단맛, 쓴맛, 신맛을 비슷한 비율로 조절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오후가 돼야 시동 걸리는 느릿한 도시
이중 시애틀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중 하나이자 펄 잼이 밴드 이름을 만들어낸 장소로도 유명한 비앤오(B&O) 에스프레소가 캐피톨 힐에서 문을 닫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곳은 캐피톨 힐에 새로 들어서는 빌딩 때문에 시애틀 외곽의 항구마을인 발라드로 이사 갔다. 하지만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조조 코르바이아가 디자인한 아라비카 라운지 등 캐피톨 힐에는 아직 챙겨갈 카페들이 여럿 남아 있다. 또 독립커피숍은 아니지만, 시애틀의 첫 북카페로 유명한 엘리엇 베이 북 컴퍼니도 기억해두자. 1973년에 문을 연 이 고서점은 다른 곳에서 구하기 힘든 서적들도 많이 구비해두고 있어 명성이 자자하다.
캐피톨 힐의 하루는 느지막이 시작한다. 오후가 되어서야 슬슬 시동이 걸리는 캐피톨 힐에선 그 대신 밤이 길다. 피어싱과 문신을 한 젊은 친구들과 잘 차려입은 게이들이 거리를 활보할 때, 캐피톨 힐의 진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물론 그들의 손에도 어김없이 테이크아웃용 커피잔은 들려 있다. 이곳은 그들을 잠못 들게 하는 커피의 성지, 캐피톨 힐이기 때문이다.
꼭 찾아가볼 만한 명소
스텀타운 커피
품질 좋은 원두를 원산지별로 분류하여 커피 본연의 특성과 향을 살려 로스팅하는 독립커피숍. 시애틀에만 세 군데의 지점이 있다.
주소 : 616 East Pine
(stumptowncoffee.com)
비바체
시애틀 독립커피 문화를 선도해온 집. 나뭇잎 모양의 라테아트가 그려진 카푸치노나 라테가 추천 메뉴다.
주소 : 532 Broadway Ave. East
(espressovivace.com)
바우하우스
한쪽 벽면을 천장까지 책장으로 가득 채운 북카페. 예술가들과 뮤지션들이 즐겨찾는 아지트로 소문났다.
여행팁
대한항공, 아시아나, 델타 항공 등이 시애틀까지 직항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9시간30분.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라이트레일(Light Rail)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내 중심부인 웨스트레이크(Westlake)역까지 약 40분 걸리며 요금은 편도 2.75달러. 7~9월 날씨가 가장 좋다. 11~1월은 우기에 해당하며, 여름철을 빼면 거의 매일 비가 오거나 흐리다.
이동미 여행작가 ssummersun@hanmail.net
시애틀 커피의 새로운 성지, 캐피톨 힐
시애틀은 미국 내에서 일찌감치 커피 문화의 중심지로 활약해왔다. 1971년 문을 연 스타벅스 1호점은 시애틀 제1의 명소로 통한다. 하지만 커피에 관한 한 진짜 명소는 따로 있다. 바로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다. 그런지 록과 펑크의 감성이 물씬 배어있는 동네, 1960년대부터 이미 게이와 레즈비언의 동성애자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곳으로 태생부터가 비주류인 동네다.
동네 분위기는 여유로우면서도 한편으론 거침이 없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이 동네는 스타벅스와 같은 주류의 커피 문화와도 다른 노선을 걸었다. 오히려 거대 커피 체인에 대한 저항 혹은 대안으로 독립커피 숍들이 여기저기 생겨났다. 시애틀 커피의 새로운 성지로 캐피톨 힐이 떠오른 것이다.
독립커피란 국가가 아닌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하고, 커피 무역에서 생기는 불공정 거래를 반대하는 커피 로스터리, 혹은 카페를 말한다. 이 독립커피집들은 대부분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아시아에 있는 커피 농장과 공정한 직거래를 통해 커피를 얻으며, 그 수익이 현지인들에게 직접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한다. 다양하고 수준 높은 커피 맛볼 수 있어
우선 방문 목록에 올려야 할 곳은 캐피톨 힐의 중심거리인 브로드웨이에 있는 비바체(Vivace)다. 1988년 문을 연 이래 뛰어난 로스팅 기술과 라테 아트를 선보이며 시애틀의 독립커피문화를 주도해온 집이다. 비바체에서는 커피 위에 정교하고 섬세하게 그려진 라테 아트를 눈여겨보자. 거품으로 나뭇잎 모양의 그림을 그리는 로제타 라테 아트를 처음으로 선보인 사람이 바로 비바체의 대표 데이비드 쇼머다. 그의 모습은 카운터 벽에 그림으로도 그려져 있다. 진한 북부 이탈리아 스타일의 로스트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캐피톨 힐의 커피 명소다.
이스트 파인 거리로 옮겨가면 스텀타운(Stump Town) 커피와 북카페 콘셉트의 바우하우스를 만날 수 있다. 스텀타운 커피는 1999년 포틀랜드에서 먼저 시작했다. 이후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 뉴욕에 각각 두세 개의 매장을 열었으며, 미국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로스트 커피를 선보이는 집이다. 에스프레소 위주의 다소 어둡고 거친 느낌이 강한 시애틀의 커피와 달리 스텀타운 커피는 커피의 단맛, 쓴맛, 신맛을 비슷한 비율로 조절해 내는 것이 특징이다.
오후가 돼야 시동 걸리는 느릿한 도시
이중 시애틀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중 하나이자 펄 잼이 밴드 이름을 만들어낸 장소로도 유명한 비앤오(B&O) 에스프레소가 캐피톨 힐에서 문을 닫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곳은 캐피톨 힐에 새로 들어서는 빌딩 때문에 시애틀 외곽의 항구마을인 발라드로 이사 갔다. 하지만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조조 코르바이아가 디자인한 아라비카 라운지 등 캐피톨 힐에는 아직 챙겨갈 카페들이 여럿 남아 있다. 또 독립커피숍은 아니지만, 시애틀의 첫 북카페로 유명한 엘리엇 베이 북 컴퍼니도 기억해두자. 1973년에 문을 연 이 고서점은 다른 곳에서 구하기 힘든 서적들도 많이 구비해두고 있어 명성이 자자하다.
캐피톨 힐의 하루는 느지막이 시작한다. 오후가 되어서야 슬슬 시동이 걸리는 캐피톨 힐에선 그 대신 밤이 길다. 피어싱과 문신을 한 젊은 친구들과 잘 차려입은 게이들이 거리를 활보할 때, 캐피톨 힐의 진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물론 그들의 손에도 어김없이 테이크아웃용 커피잔은 들려 있다. 이곳은 그들을 잠못 들게 하는 커피의 성지, 캐피톨 힐이기 때문이다.
꼭 찾아가볼 만한 명소
스텀타운 커피
품질 좋은 원두를 원산지별로 분류하여 커피 본연의 특성과 향을 살려 로스팅하는 독립커피숍. 시애틀에만 세 군데의 지점이 있다.
주소 : 616 East Pine
(stumptowncoffee.com)
비바체
시애틀 독립커피 문화를 선도해온 집. 나뭇잎 모양의 라테아트가 그려진 카푸치노나 라테가 추천 메뉴다.
주소 : 532 Broadway Ave. East
(espressovivace.com)
바우하우스
한쪽 벽면을 천장까지 책장으로 가득 채운 북카페. 예술가들과 뮤지션들이 즐겨찾는 아지트로 소문났다.
여행팁
대한항공, 아시아나, 델타 항공 등이 시애틀까지 직항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약 9시간30분.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라이트레일(Light Rail)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내 중심부인 웨스트레이크(Westlake)역까지 약 40분 걸리며 요금은 편도 2.75달러. 7~9월 날씨가 가장 좋다. 11~1월은 우기에 해당하며, 여름철을 빼면 거의 매일 비가 오거나 흐리다.
이동미 여행작가 ssummersu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