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3오버파 75타로 공동 75위에 그쳤던 최경주는 16일 인천 스카이72GC 오션코스(파72·7241야드)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날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잡아내며 합계 2언더파 142타를 쳐 공동 1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단독 선두 이태희(30)와는 6타 차다. 이 대회 2003년과 2005년, 2008년에 우승한 최경주는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혀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최경주는 “어제 피로감이 있었지만 경기를 마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며 “오늘은 오전에 경기를 해 그린이 부드러웠고 바람도 적당히 불어 스코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승 전망에 대해 “100~110야드에서 누가 홀에 더 공을 가깝게 붙이느냐가 중요하다”며 웨지샷이 우승을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이곳은 그린에서 바운스가 크게 나고 백스핀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8번 아이언 이상의 아이언으로는 힘들다. 쇼트 아이언의 거리를 남겨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홍보대사인 최경주는 후배 선수들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우승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면 그 자만심 때문에 무너질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우승은 없다. 그런 마음이 자신을 급하게 만든다. 장갑을 벗기 전까지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된다.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현재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좋은 김형성(34·현대자동차)도 2타를 줄여 합계 3언더파 공동 8위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경주와 동반플레이를 펼친 김형성은 “오는 29일 개막하는 미국 PGA투어 메모리얼토너먼트에 출전하는데 최경주 선배님이 우승했던 대회라 많은 조언을 해줬다”며 “내 샷의 특성이 페이드 구질인데 코스에 잘 맞을 것이라 했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