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트 프리랜드 BCG 인사조직 대표 "李 회장, 삼성 아이콘이지만 입원 따른 경영타격 없을것"
“삼성처럼 시스템을 잘 갖춘 글로벌 한국 대기업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그랜트 프리랜드 인사조직부문 글로벌대표(사진)는 12일 서울 을지로 센터원의 BCG 한국사무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아이콘이지만 입원에 따른 부재로 삼성 경영에 별다른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삼성과 현대차 등 글로벌 한국 대기업들은 고도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 오너 한 명에만 의존하는 단계를 지났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에 대해선 “철저한 조직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세계 컨설팅업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이 회장의 입원 소식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지 않은 이유는 삼성이 지닌 조직 관리의 힘을 투자자들이 믿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강점으로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점을 꼽았다.

1989년 BCG에 입사한 프리랜드 대표는 20여년간 세계 약 500개 기업의 조직혁신 관련 컨설팅을 수행한 인사관리 부문 전문가다.

프리랜드 대표는 기업 문화 혁신을 위해 업무 과정의 단순화와 협업을 강조하는 인사관리 개념인 ‘스마트 심플리시티(smart simplicity·현명한 단순화)’ 개념을 소개했다. CEO를 중심으로 기업 내 모든 임직원이 자사가 추구해야 할 경영 목표와 가치를 공유하고, 이를 위해 가능한 한 불필요한 복잡성은 제거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조직 내부의 변화를 위한 필수적 요건으로 부서 간 협업과 신입 직원의 조직 충성도 향상을 꼽았다. 그는 “부서끼리 충돌하고 신규 채용 인력의 이탈이 잦으면 비용 낭비가 발생하고 브랜드 이미지도 손상된다”며 “사내 장벽을 없애고, 젊은 직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멘토링과 경력관리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