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의 중국 저장성 자싱공장 직원이 현지 생산 타이어 제품의 품질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승용차 타이어 시장에서 11년 연속 점유율 1위다.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의 중국 저장성 자싱공장 직원이 현지 생산 타이어 제품의 품질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승용차 타이어 시장에서 11년 연속 점유율 1위다.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가 중국 저장성 자싱 현지 공장을 통해 내년부터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현지 생산·판매할 신차 모델에 펑크가 나도 빠른 속도로 일정 시간 달릴 수 있는 최고급 ‘런플랫타이어(run-flat tire)’를 공급한다. 아우디와 이미 거래 중인 한국타이어는 이로써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독일 3대 프리미엄 브랜드에 모두 맞춤형 타이어를 납품하게 됐다.

○밀려드는 타이어 공급 주문

中 대륙 휩쓴 한국타이어…'비밀병기'는 성능시험 택시 2000대
황성학 한국타이어 자싱공장장(상무)은 “BMW가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 공장에서 최고급 모델에 장착할 맞춤형 타이어 개발이 마무리 단계”라고 5일 말했다. 또 자싱공장 내 한국타이어 중국기술연구센터(CTC)를 통해 내년 말 벤츠에 공급할 맞춤형 런플랫타이어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런플랫타이어는 펑크가 나도 타이어 모양이 일정 시간 유지돼 시속 80㎞로 한 시간가량 달릴 수 있다. 일반 타이어보다 훨씬 단가가 높아 고급차에 주로 쓰인다. 한국타이어는 이미 헝가리 라찰마쉬공장에서 만든 런플랫타이어를 유럽에서 생산되는 BMW 5시리즈와 7시리즈 등에 공급하고 있다.

황 공장장은 “BMW 측에서 헝가리공장 생산 제품의 품질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에 중국 시장용 공급 협의에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국타이어의 고민은 자싱공장 생산량을 어떻게 조절하느냐다. 2012년 이후 완전 가동 상태여서 추가 생산이 쉽지 않다. 자싱공장은 3800여명의 근로자가 연간 352일을 4조 3교대로 일하며 하루 5만9400개, 연간 200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황 공장장은 “최고급 런플랫타이어를 만들려면 일반 타이어 생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BMW에 이런 고민을 얘기했더니 ‘신차 생산을 조절할 테니 품질을 우선해 달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2000대 중국 택시가 품질 점검

한국타이어는 1993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1999년에는 자싱공장과 장쑤공장을 완공해 현지 생산을 시작했고 2003년부터 11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점유율은 20%에 달한다. 2015년 충칭공장을 완공하면 연간 4000만개를 생산한다. 미쉐린과 브리지스톤 등은 연 생산량이 1000만개 미만이다.

현지 시장 맞춤형 타이어를 개발하는 자싱공장 CTC는 시장 선점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CTC에서 만난 김무영 운영팀장은 “110여개 성능 시험기와 물리시험 설비 등을 갖추고 타이어 탄성과 내구성을 종합 평가하고 있다”며 “중국 도로 상황에 맞춰 좀 더 튼튼한 제품을 내놓은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 배경”이라고 소개했다.

한국타이어 CTC 연구원들은 실제 도로를 달리는 시험을 통해 내구성 등을 꼼꼼히 시험한다. 이 회사는 저장성에 고속도로와 지방도로로 이뤄진 600㎞ 코스를 비롯해 각 지역에 모두 6개 시험코스를 두고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다. 김 팀장은 “보다 면밀한 성능 점검을 위해 중국 택시회사들과 협약을 맺었다”며 “모두 10개 도시에서 2000대의 택시가 한국타이어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자싱(저장성)=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