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천해지, 유병언 지배 美법인에 164억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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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몸통' 드러나나
비자금수사에 뒤늦게 신고
당국, 아해프레스 '정조준'
'수상한 164억' 특별감리 착수
비자금수사에 뒤늦게 신고
당국, 아해프레스 '정조준'
'수상한 164억' 특별감리 착수
청해진해운 최대주주인 천해지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미국법인 ‘아해프레스’에 지난해 164억원을 지급했다고 자진해서 밝혔다. 천해지는 2013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이 같은 자금 거래 사실을 누락했다가 뒤늦게 금융감독원에 정정 신고를 냈다. 사정당국은 이 돈이 유 전 회장 일가가 계열사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천해지는 전날 2013사업연도 ‘정정 감사보고서’를 제출,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아해프레스와의 거래를 추가했다. 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은 지난해 아해프레스에 제품 등 매입에 4억4774만원을 지급했고 164억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주석사항에 추가로 기재했다. 상황을 요약하면 천해지가 지난해 아해프레스에 164억원을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선급금이란 상품이나 원재료, 용역 등을 사기로 하고 미리 지급한 금액을 뜻한다. 164억원은 그동안 유 전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해외법인이 단일 거래 기준으로 받은 금액으로는 최고다.
감독당국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자신들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 강도가 세지자 아해프레스와의 거래를 정상적인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뒤늦게 정정보고서를 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검찰은 유 전 회장(사진) 일가가 계열사에서 선급금 명목으로 조성한 자금 흐름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금감원도 비상장사인 유 전 회장 관계회사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특별감리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유 전 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해프레스는 그동안 감사보고서에 빠져 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프랑스 법인인 ‘아해프레스프랑스’와 별개인 미국 법인으로 뉴욕에 있다.
현금흐름표로 봤을 때 천해지가 지난해 아해프레스에 송금한 164억원은 선급금 명목이다. 아해프레스에서 용역이나 상품을 받기 전에 미리 164억원을 준 것이다. 천해지의 선급금 지급은 2012년까지도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180억원으로 급증했다.
검찰은 해당 선급금이 유 전 회장 일가로 흘러들어 비자금으로 형성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대에 영업이익 54억원을 올린 천해지는 유 전 회장 일가의 관계회사 50여곳 중에 가장 건실한 회사 중의 하나로 꼽힌다. 천해지의 선급금 규모는 여타 관계회사가 붉은머리오목눈이 등 유 전 회장의 해외법인에 지급한 금액과는 단위가 다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자본금 130억원 수준인 회사의 선급금이 200억원 가까이에 이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당초 감사보고서에 이 같은 거래 사실을 기재 안 했다는 점은 선급금 명목을 숨기거나 차후 대손상각 등으로 털어버리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회계사는 “검찰이 선급금 수사를 강화하자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주장하거나 해외로 건너간 자금을 되돌려주기 위해 정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특별 감리에 나서기로 하고 이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비상장사에 대해선 한국공인회계사회에 감리를 위탁하지만 이번에는 직접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열사 지원을 은폐하기 위한 고의성이 있는지, 외부감사인이 감사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배임 혐의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1일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천해지는 전날 2013사업연도 ‘정정 감사보고서’를 제출, 유 전 회장의 차남 혁기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아해프레스와의 거래를 추가했다. 감사인인 대주회계법인은 지난해 아해프레스에 제품 등 매입에 4억4774만원을 지급했고 164억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을 주석사항에 추가로 기재했다. 상황을 요약하면 천해지가 지난해 아해프레스에 164억원을 선급금 명목으로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선급금이란 상품이나 원재료, 용역 등을 사기로 하고 미리 지급한 금액을 뜻한다. 164억원은 그동안 유 전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해외법인이 단일 거래 기준으로 받은 금액으로는 최고다.
감독당국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자신들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 강도가 세지자 아해프레스와의 거래를 정상적인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뒤늦게 정정보고서를 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검찰은 유 전 회장(사진) 일가가 계열사에서 선급금 명목으로 조성한 자금 흐름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금감원도 비상장사인 유 전 회장 관계회사들에 대해 이례적으로 특별감리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유 전 회장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해프레스는 그동안 감사보고서에 빠져 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프랑스 법인인 ‘아해프레스프랑스’와 별개인 미국 법인으로 뉴욕에 있다.
현금흐름표로 봤을 때 천해지가 지난해 아해프레스에 송금한 164억원은 선급금 명목이다. 아해프레스에서 용역이나 상품을 받기 전에 미리 164억원을 준 것이다. 천해지의 선급금 지급은 2012년까지도 거의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180억원으로 급증했다.
검찰은 해당 선급금이 유 전 회장 일가로 흘러들어 비자금으로 형성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대에 영업이익 54억원을 올린 천해지는 유 전 회장 일가의 관계회사 50여곳 중에 가장 건실한 회사 중의 하나로 꼽힌다. 천해지의 선급금 규모는 여타 관계회사가 붉은머리오목눈이 등 유 전 회장의 해외법인에 지급한 금액과는 단위가 다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자본금 130억원 수준인 회사의 선급금이 200억원 가까이에 이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당초 감사보고서에 이 같은 거래 사실을 기재 안 했다는 점은 선급금 명목을 숨기거나 차후 대손상각 등으로 털어버리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회계사는 “검찰이 선급금 수사를 강화하자 정상적인 거래였다고 주장하거나 해외로 건너간 자금을 되돌려주기 위해 정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감원은 특별 감리에 나서기로 하고 이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비상장사에 대해선 한국공인회계사회에 감리를 위탁하지만 이번에는 직접 나서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열사 지원을 은폐하기 위한 고의성이 있는지, 외부감사인이 감사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배임 혐의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감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