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27일 오전11시10분

채권시장에서 신용등급
[마켓인사이트] 예상 깨고…A급 회사채 돌풍 왜?
A등급 회사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로템(신용등급 A+)은 20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 22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두 배가 훌쩍 넘는 545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현대로템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한 증권사 관계자는 “15곳이 넘는 기관이 앞다퉈 투자 의사를 밝혀왔다”며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을 포함해 이달 들어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거나 발행할 예정인 A등급 기업은 총 8곳. 이 중 한화건설을 제외한 7개 기업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다 채우는 데 성공했다. GS이앤알(A+) 포스텍기술투자(A0) LS엠트론(A+) 하이트진로(A+) 등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예상보다 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아 발행량을 늘렸다.

다만 한화건설은 21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달 초 수요예측을 시행했지만, 발행액의 86%인 1800억원이 미매각됐다.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이른바 ‘취약 업종’의 회사채란 점 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한 사례다.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금리도 예상보다 크게 낮아진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오는 30일 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현대비앤지스틸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5배에 가까운 1420억원이 몰리자, 개별 민평금리(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회사채 금리 평균)보다 0.19%포인트 낮은 수준으로 발행금리를 정했다.

신용등급 AAA 위주의 공사채와 MBS는 각각 정부의 공공 부채 감축 정책과 주택담보대출 감소의 여파로 지난 1~3월 발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70%씩 급감했다. 여기에 같은 기간 AA등급 이상 회사채의 발행량도 전년 동기 대비 17% 줄어들면서 기관자금이 A등급 회사채에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