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10일째인 25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수중 구조장비인 ‘다이빙 벨’이 사고해역으로 향하는 바지선에 실려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 사고 10일째인 25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수중 구조장비인 ‘다이빙 벨’이 사고해역으로 향하는 바지선에 실려 있다. 연합뉴스
민·관·군 합동구조팀이 세월호 선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수색 성과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세월호 침몰 10일이 지나도록 실종자들의 생존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해 “얼마나 더 기다리란 말이냐”며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25일 오전 3시10분쯤 선내 4층 격실에서 시신 한 구를 발견한 데 이어 오전 11시10분쯤 4층 선미 중앙부에서 한 구를 추가 인양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6일 오전 2시 현재 확인된 사망자는 185명, 실종자는 117명으로 집계됐다.

합동구조팀은 이날부터 수색 방식을 이원화하고 잠수사별로 수색구역을 할당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수중 깊은 곳에서는 수상에서 공기를 주입하는 방식, 얕은 수심에서는 공기통을 메고 가는 스쿠버 방식으로 수색 중이다.

또 총 81명의 잠수사 중 선수 부분은 민간 잠수사와 문화재청 수중발굴단, 중앙은 해경과 소방방재청, 선미는 해군이 맡아 수색작업을 벌였다. 수색작업 현장에서는 미국과 네덜란드, 영국, 일본의 구조 전문가들이 수색구조 활동에 대해 조언했다.

이날 오후 9시부터는 수중 구조작업 장비인 ‘다이빙 벨’이 투입됐다. 다이빙 벨은 잠수사 3~4명이 한 팀을 이뤄 바다 밑 수십m 지점에서 1시간 이상 수색·구조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든 장비다.

하지만 수색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구조팀은 총력수색을 펴고 있지만 거센 조류의 영향으로 시신수습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24일이 지나면서 물살이 점점 빨라지는 ‘사리’로 접어들었다.

게다가 27일엔 파랑특보가 예고돼 있어 수색작업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신 유실을 막기 위해 해상에서 작업 중인 저인망 어선들의 철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이날 구조팀은 브리핑을 열고 “실종자와 사망자 수로 비교하면 절반이 넘는 수색을 끝냈지만 면적으로 따지면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며 “전체 111개 객실 중에서 35개는 완료했다”고 밝혔다. 브리핑에 함께 나온 해군 잠수요원은 배가 직각으로 기울어져 1.2m 너비 복도 바닥이 그대로 벽면이 된 상황을 묘사하며 “시야 확보가 쉽지 않고 부유물이 많아 이를 헤쳐나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다이빙벨

잠수사들의 장시간 수중작업을 도와주는 구조물로 종(鐘)처럼 생겼다고 해서 ‘벨’이란 이름이 붙었다. 물속에 들어가면 윗부분에 에어포켓(공기주머니)이 형성돼 잠수사가 휴식을 취하며 선체에 곧바로 접근할 수 있다.

진도=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