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LG생활건강이 예상치에 못 미친 1분기 실적을 내놨다. 증권업계에선 로드숍 브랜드 더페이스샵의 중국 합작법인 설립 비용, 국내외 마케팅비 증가 등을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꼽았다.

LG생건, 1분기 영업익 1282억…시장예상치 하회(종합)
24일 LG생활건강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2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5.2% 증가한 1조1283억 원, 당기순이익은 12.5% 감소한 903억 원이었다.

1분기 실적은 증권업계의 추정치를 소폭 밑돌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국내 증권사 영업이익 평균치(컨센서스)는 1325억 원이었다. 3.2% 밑돈 셈이다. 매출 컨센서스는 1조156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말 1625억 원에서 1분기를 거치며 1300억 원 대로 밀렸다. 실제론 1200억 원대로 나왔다.

사업부별로 1분기 헬시(Healthy·생활용품), 뷰티풀(Beautiful·화장품)은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줄었다. 일회성 투자가 집행된 결과다. 매출은 리프레싱(Refreshing·음료)을 포함한 전 사업부문이 성장세를 이어갔다.

생활용품사업 매출은 일본사업 성장 등에 힘입어 6.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액상분유를 비롯한 신규 사업 초기 투자가 집행돼 11.9% 줄었다.

화장품사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15.8% 깎였다. 유통재고 감축, 더페이스샵의 중국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이 발목을 잡았다. 매출은 프레스티지 브랜드, 더페이스샵 선전에 힘입어 4.8% 성장했다.

음료사업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 6.0%씩 증가했다.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 등 탄산음료, 미닛메이드 및 강원평창수 등 비탄산음료가 모두 선전했다고 자평했다.

LG생활건강 측은 "1분기에 다져진 발판을 기반으로 2분기 이후에는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재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금융업계에선 1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 실적 부진 전망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점, 추가 기업 인수·합병(M&A) 기대가 살아있다는 점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미국 화장품 업체 엘리자베스 아덴을 비롯해 국내외 2~3개 화장품 업체에 대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차석용 부회장이 취임한 뒤 성공적인 M&A를 통해 회사를 키워온 만큼, 이번 소식 역시 재차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선 엘리자베스아덴 인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대규모 M&A를 통한 성장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이 주가에는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엘리자베스아덴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브랜드 파워 및 해외지역 유통채널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개선과 조정을 통해 엘리자베스 아덴의 실적 반등을 일으켜야 한다는 점이 전제조건이지만 인수가 성사된다면 긍정적"이라며 "올해 매출 전망치 기준으로 일본 시세이도 등과 함께 글로벌 매출 상위 화장품기업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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