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윈협상은 타협이 아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경영학 카페
제로섬 되는 스포츠와 달리 협상은 서로 윈윈 가능
내가 정말 얻고 싶은 것이 뭔지 생각하는 게 협상의 출발점
제로섬 되는 스포츠와 달리 협상은 서로 윈윈 가능
내가 정말 얻고 싶은 것이 뭔지 생각하는 게 협상의 출발점
협상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인정하는 좋은 방법이 있다. 바로 윈윈협상이다. 나도 이기고 상대도 이긴다니 이보다 좋은 방법이 있겠는가. 그래서 너도 나도 윈윈협상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반신반의한다. 정말 모두 이기는 협상이 가능할까. 그게 가능하다면 왜 매년 노조는 사측과 그렇게 부딪히고 또 죽음을 불사하는 쟁의를 벌이는 걸까.
미국의 유명한 협상전문가 짐 캠프는 저서 ‘노(No)로 시작하라’에서 윈윈협상을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캠프가 말하는 윈윈협상의 대표적인 방식은 타협이다. 적당히 타협하면 손쉽게 협상을 마칠 수 있고 서로 좋게 끝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달리 말해 반씩 양보하기다. 한 쪽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고 양쪽이 서로 한 발씩 물러서면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에 윈윈협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타협은 윈윈협상이 아니다.
타협을 한 협상가의 경우, 정말 당사자 쌍방은 모두 이겼다고 생각할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고자동차 매매를 할 때, 파는 사람은 2000만원을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1600만원을 생각했다면, 1800만원에 합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타협이다. 이 경우 판 사람은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할까. 아마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이익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이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중고차를 산 사람도 매한가지다. 파는 사람이 말한 2000만원보다 분명 200만원이나 싸게 샀지만 자기 생각보다 200만원이나 비싸게 주었으니 손해라고 생각할 공산이 크다. 다시 말해 판 사람이나 산 사람 모두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이처럼 타협은 윈윈협상을 만드는 방법이 아니다.
타협이 윈윈협상이 아니라면 어떻게 윈윈협상을 이룰 수 있을까. 윈윈협상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협상에서 이긴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내가 이기려면 상대방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 즉 이기는 자와 지는 자로 나뉘어 누군가 이익을 보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벌어진다. 그래서 스포츠에서는 윈윈이란 말을 하지 않는다. 협상에서 윈윈이란 말이 있다는 것은 스포츠와 다르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보자. 레몬 하나를 놓고 협상하는 자매가 있다. 서로 자기가 레몬을 가져야 한다며 우기고 있다. 누군가 한 사람이 레몬을 가지게 되면 다른 한 사람은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잠깐 그 상황이 바로 제로섬 게임 아닌가. 누군가 이익을 보면 누구는 손해를 보는 상황 말이다. 맞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정말 그럴까. 누군가는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인 걸까.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런 경우 쉽게 해결짓는 방식을 선호한다. 바로 타협이다. 둘이 서로 공평하게 반씩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만일 엄마가 나서서 레몬을 반으로 나누어준다면 두 자매는 윈윈이라고 생각할까.
언니가 원한 레몬 한 개는 학교 가정시간에 레모네이드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반쪽의 레몬으로는 작은 양의 레모네이드밖에 만들 수 없다. 당연히 언니는 자기가 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동생은 어떨까. 동생은 학교 공작시간에 레몬으로 향수를 만들 생각이었다. 반쪽의 레몬으로는 제대로 향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동생도 자기가 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두 자매의 레몬 협상, 이제 답이 보이는가. 그렇다. 언니는 알맹이를 하나 갖고, 동생은 껍질을 하나 가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두 자매 모두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할 것이다.
협상에서 이긴다는 것은 스포츠나 전쟁에서 이기는 것과 다른 개념이다. 상대방을 쓰러뜨리고, 짓밟아서 아무것도 가지지 못 하게 해야 이기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내가 가지고 싶었던 것을 가지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협상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방이 무엇을 가졌는지, 얼마나 가졌는지를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협상전문가로 이름 높은 와튼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윈윈협상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 윈윈협상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이제 협상을 하게 된다면 먼저 내가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하라. 그리고 그것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 윈윈협상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이계평 <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
미국의 유명한 협상전문가 짐 캠프는 저서 ‘노(No)로 시작하라’에서 윈윈협상을 하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캠프가 말하는 윈윈협상의 대표적인 방식은 타협이다. 적당히 타협하면 손쉽게 협상을 마칠 수 있고 서로 좋게 끝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달리 말해 반씩 양보하기다. 한 쪽만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고 양쪽이 서로 한 발씩 물러서면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에 윈윈협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타협은 윈윈협상이 아니다.
타협을 한 협상가의 경우, 정말 당사자 쌍방은 모두 이겼다고 생각할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중고자동차 매매를 할 때, 파는 사람은 2000만원을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1600만원을 생각했다면, 1800만원에 합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타협이다. 이 경우 판 사람은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할까. 아마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이익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이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중고차를 산 사람도 매한가지다. 파는 사람이 말한 2000만원보다 분명 200만원이나 싸게 샀지만 자기 생각보다 200만원이나 비싸게 주었으니 손해라고 생각할 공산이 크다. 다시 말해 판 사람이나 산 사람 모두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이처럼 타협은 윈윈협상을 만드는 방법이 아니다.
타협이 윈윈협상이 아니라면 어떻게 윈윈협상을 이룰 수 있을까. 윈윈협상에 대해 말하려면 먼저 협상에서 이긴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스포츠 경기에서는 내가 이기려면 상대방을 지게 만들어야 한다. 즉 이기는 자와 지는 자로 나뉘어 누군가 이익을 보면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벌어진다. 그래서 스포츠에서는 윈윈이란 말을 하지 않는다. 협상에서 윈윈이란 말이 있다는 것은 스포츠와 다르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보자. 레몬 하나를 놓고 협상하는 자매가 있다. 서로 자기가 레몬을 가져야 한다며 우기고 있다. 누군가 한 사람이 레몬을 가지게 되면 다른 한 사람은 가질 수 없는 상황이다. 잠깐 그 상황이 바로 제로섬 게임 아닌가. 누군가 이익을 보면 누구는 손해를 보는 상황 말이다. 맞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정말 그럴까. 누군가는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인 걸까.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런 경우 쉽게 해결짓는 방식을 선호한다. 바로 타협이다. 둘이 서로 공평하게 반씩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만일 엄마가 나서서 레몬을 반으로 나누어준다면 두 자매는 윈윈이라고 생각할까.
언니가 원한 레몬 한 개는 학교 가정시간에 레모네이드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반쪽의 레몬으로는 작은 양의 레모네이드밖에 만들 수 없다. 당연히 언니는 자기가 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동생은 어떨까. 동생은 학교 공작시간에 레몬으로 향수를 만들 생각이었다. 반쪽의 레몬으로는 제대로 향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동생도 자기가 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두 자매의 레몬 협상, 이제 답이 보이는가. 그렇다. 언니는 알맹이를 하나 갖고, 동생은 껍질을 하나 가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두 자매 모두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할 것이다.
협상에서 이긴다는 것은 스포츠나 전쟁에서 이기는 것과 다른 개념이다. 상대방을 쓰러뜨리고, 짓밟아서 아무것도 가지지 못 하게 해야 이기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내가 가지고 싶었던 것을 가지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협상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방이 무엇을 가졌는지, 얼마나 가졌는지를 신경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협상전문가로 이름 높은 와튼스쿨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라는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윈윈협상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내가 원하는 것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 윈윈협상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이제 협상을 하게 된다면 먼저 내가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하라. 그리고 그것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이 윈윈협상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이계평 <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