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소득 과세' 대응 전략] 게스트 하우스, 다가구·다세대주택 등 '도시민박업' 적용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객실 가동률 60% 넘으면
일반 월세보다 수익률 높아
단기간 과잉공급…경쟁 과열
일반 월세보다 수익률 높아
단기간 과잉공급…경쟁 과열
서울 서교동 홍익대 인근에 3층짜리 다세대주택을 보유한 김모씨(52)는 ‘게스트 하우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월세로 내주던 2~3층을 리모델링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숙소를 차리려는 것이다.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고, 욕실 등을 개·보수하는 데 2500만원이 들었다. 김씨는 이곳에 방 8개와 휴게실을 겸한 공용 취사실 1개, 침대 20개 정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김씨가 예상한 게스트 하우스 운영 수입은 전기료 등 각종 비용을 빼고 500만원가량이다. 김씨는 “다세대주택은 공동주택으로 분류돼 앞으로 ‘세금 폭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추가로 내야 하는 세금과 건강보험료를 감안할 때 소득 노출 우려가 적은 게스트 하우스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수익형 틈새상품으로 주목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임대소득 과세를 피할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가 ‘틈새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게스트 하우스는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저렴한 숙소인 호스텔(hostel)의 일종이다. 2012년부터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의 빈방을 활용해 숙박객을 받는 ‘도시민박업’으로 창업이 허용됐다. 연면적 230㎡ 미만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임차 중(임대계약서 첨부)이면 관할 구청에 신고한 뒤 15일가량이면 허가를 받아 게스트 하우스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모텔과 여관 등 일반 숙박업소와 달리 주방과 화장실이 공용이고, 숙박비를 낮추기 위해 한 방에 2층 침대가 여럿 들어선 기숙사형이 많다. 1인당 하루 숙박비가 보통 2만~5만원으로 저렴해 외국인 배낭여행객에게 인기가 많다. 일반적으로 객실 가동률이 60%만 넘으면 주택을 월세로 빌려주는 것보다 수익이 좋다는 게 게스트 하우스 창업자들의 설명이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널리 알려진 홍대 인근의 한 게스트 하우스는 월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한다.
외국인 관광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게스트 하우스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09년 782만명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1114만명, 지난해 1217만명 등으로 급증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2015년 숙박 수요가 7만여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숙박시설은 3만여실에 불과하다.
과잉공급·임대료 상승 따져봐야
서울 시내에 ‘외국인 관광객 도시민박업소’로 등록된 게스트 하우스는 이달 기준으로 443곳. 등록을 하지 않고 운영 중인 게스트 하우스까지 합치면 1000개가 넘을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서울시 관광환경개선팀 관계자는 “도시민박업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지가 2년여에 불과해 비등록 게스트 하우스가 훨씬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부산과 제주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방에서도 게스트 하우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단기간에 공급이 급증한 탓에 ‘빈방’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 홍익대 인근에는 200여개의 게스트 하우스가 영업 중이다. 서울 서교동 A공인 대표는 “지난해에만 게스트 하우스가 100개 가까이 새로 문을 열었다”며 “경쟁에서 밀린 게스트 하우스 10여곳은 문을 닫고 매물로 나왔다”고 전했다.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할 수 있는 단독주택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자기 집이 아닌 임차 형태로 게스트 하우스를 열 경우 임대료는 수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홍대 인근과 종로 일대 등 외국인이 선호하는 게스트 하우스가 많은 지역의 방 4~5칸짜리 주택을 빌리려면 보증금 1억~1억5000만원, 월세 500만원 이상은 줘야 한다. 1년 새 보증금은 5000만원, 월세는 100만원 이상 올랐다. 서울 연남동에서 창업 6개월 만에 게스트 하우스를 폐업한 이모씨(38)는 “임차형 게스트 하우스의 경우 주택 월세(500만원)와 운영비(200만원)만 700만원이 들어간다”며 “숙박비만 월 1000만원 이상 벌어야 주인 인건비가 간신히 나오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단독주택 게스트 하우스를 창업하기보다는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 등에서 운영 노하우를 익힌 뒤 규모를 늘려나가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방이 2~3개인 아파트형 소형 게스트 하우스는 객실을 호텔 수준으로 꾸미고 주인이 직접 아침을 차려주는 등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숙박비를 높게 받는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귀띔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의 홍보 활동과 방문한 관광객이 남기는 체험담 등을 통한 홍보도 중요하다. 지하철역까지 마중 나가는 픽업 서비스는 물론 함께 장을 보러 가고 맛있는 식당을 소개해주는 가이드 역할까지 하면서 손님을 모으는 게스트 하우스도 많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수익형 틈새상품으로 주목
전·월세 임대소득 과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임대소득 과세를 피할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가 ‘틈새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게스트 하우스는 자유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저렴한 숙소인 호스텔(hostel)의 일종이다. 2012년부터 단독·다가구·다세대주택이나 아파트의 빈방을 활용해 숙박객을 받는 ‘도시민박업’으로 창업이 허용됐다. 연면적 230㎡ 미만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임차 중(임대계약서 첨부)이면 관할 구청에 신고한 뒤 15일가량이면 허가를 받아 게스트 하우스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모텔과 여관 등 일반 숙박업소와 달리 주방과 화장실이 공용이고, 숙박비를 낮추기 위해 한 방에 2층 침대가 여럿 들어선 기숙사형이 많다. 1인당 하루 숙박비가 보통 2만~5만원으로 저렴해 외국인 배낭여행객에게 인기가 많다. 일반적으로 객실 가동률이 60%만 넘으면 주택을 월세로 빌려주는 것보다 수익이 좋다는 게 게스트 하우스 창업자들의 설명이다.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널리 알려진 홍대 인근의 한 게스트 하우스는 월 1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내기도 한다.
외국인 관광객은 매년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게스트 하우스 시장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09년 782만명이던 외국인 관광객은 2012년 1114만명, 지난해 1217만명 등으로 급증했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2015년 숙박 수요가 7만여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숙박시설은 3만여실에 불과하다.
과잉공급·임대료 상승 따져봐야
서울 시내에 ‘외국인 관광객 도시민박업소’로 등록된 게스트 하우스는 이달 기준으로 443곳. 등록을 하지 않고 운영 중인 게스트 하우스까지 합치면 1000개가 넘을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서울시 관광환경개선팀 관계자는 “도시민박업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지가 2년여에 불과해 비등록 게스트 하우스가 훨씬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부산과 제주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방에서도 게스트 하우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문제는 단기간에 공급이 급증한 탓에 ‘빈방’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 홍익대 인근에는 200여개의 게스트 하우스가 영업 중이다. 서울 서교동 A공인 대표는 “지난해에만 게스트 하우스가 100개 가까이 새로 문을 열었다”며 “경쟁에서 밀린 게스트 하우스 10여곳은 문을 닫고 매물로 나왔다”고 전했다.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할 수 있는 단독주택 임대료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자기 집이 아닌 임차 형태로 게스트 하우스를 열 경우 임대료는 수익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홍대 인근과 종로 일대 등 외국인이 선호하는 게스트 하우스가 많은 지역의 방 4~5칸짜리 주택을 빌리려면 보증금 1억~1억5000만원, 월세 500만원 이상은 줘야 한다. 1년 새 보증금은 5000만원, 월세는 100만원 이상 올랐다. 서울 연남동에서 창업 6개월 만에 게스트 하우스를 폐업한 이모씨(38)는 “임차형 게스트 하우스의 경우 주택 월세(500만원)와 운영비(200만원)만 700만원이 들어간다”며 “숙박비만 월 1000만원 이상 벌어야 주인 인건비가 간신히 나오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단독주택 게스트 하우스를 창업하기보다는 내가 거주하는 아파트 등에서 운영 노하우를 익힌 뒤 규모를 늘려나가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방이 2~3개인 아파트형 소형 게스트 하우스는 객실을 호텔 수준으로 꾸미고 주인이 직접 아침을 차려주는 등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숙박비를 높게 받는 고급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귀띔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의 홍보 활동과 방문한 관광객이 남기는 체험담 등을 통한 홍보도 중요하다. 지하철역까지 마중 나가는 픽업 서비스는 물론 함께 장을 보러 가고 맛있는 식당을 소개해주는 가이드 역할까지 하면서 손님을 모으는 게스트 하우스도 많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