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융캉 가족 '부패 사슬'…중국내 재산 최소 1700억원
대규모 부패로 사법 처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가족들이 중국 내에서 37개의 기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재산도 최소 10억위안(약 1700억원)에 달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NYT는 저우융캉 가족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의 재무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신문이 추정한 저우융캉 가족의 재산 규모 10억위안은 부동산과 해외재산 등을 제외한 것이다.

저우융캉의 가족이 보유한 기업은 페트로차이나 시노펙 등 국영석유회사와 밀접한 사업 관련성을 갖고 있으며 쓰촨성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저우융캉이 1990년대 페트로차이나 회장을 지냈고, 1999~2002년 쓰촨성 서기를 역임했던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우융캉의 친인척 중 주로 기업을 소유한 인물은 저우융캉의 맏아들인 저우빈과 저우빈의 장모 잔민리, 그리고 저우융캉의 제수인 저우링잉 등이다. 저우빈은 페트로차이나의 유전과 주유소 등에 각종 장비 및 경영관리시스템을 판매한 중쉬양광에너지기술의 최대주주다. 이 회사 자산은 저우융캉이 정치국 상무위원을 역임한 5년간 여섯 배 불어나 2700만달러가 됐다. 잔민리와 저우링잉도 다수의 천연가스 판매기업 및 에너지 투자회사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우융캉은 후진타오 정부에서 경찰 사법 정보기관 등을 총괄하는 정법위원회 서기를 역임했다. 그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조카사위로, 상하이방 핵심 세력으로 분류되지만 정치적으로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를 후원해 시진핑 주석과 대립했다.

그의 퇴임 후 쓰촨성의 고위 관료를 비롯한 측근 20여명이 체포됐고, 가족들도 대부분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화권 매체 보쉰은 저우융캉이 5월 중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최근 보도했다. 만일 그에 대한 사법처리가 이뤄진다면 최고위직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는 문화대혁명 직후 ‘4인방’으로 지목돼 사형선고를 받은 왕훙원 부주석과 장춘차오 부총리 이후 처음이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