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상습 절도 '서울대 망치' 검거
강의실서 생활하며 식권으로 끼니해결


서울대에 대한 자격지심으로 교내에서 상습 강도 행위를 일삼은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한밤에 서울대 관악캠퍼스 연구실 등에 침입, 금품을 훔치고 학생을 폭행한 뒤 달아난 혐의(강도상해)로 이모(43)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21차례에 걸쳐 교수 연구실이나 조교실 등에 침입해 식권과 현금 등 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씨는 지난 1월 새벽에 음대 사무실 유리창을 깨고 들어갔다가 모 학생에게 들키자 들고 있던 둔기로 학생의 머리를 때리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에게 폭행을 당한 학생은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범행 이후 두 달간 서울대 출입을 끊었던 이씨는 훔친 학생식당의 식권을 사용하기 위해 다시 캠퍼스를 찾았다가 그를 알아본 학교 관계자의 신고로 지난 16일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씨는 이미 지난 2000년부터 서울대에서 상습적으로 물건을 훔친 혐의로 네 차례나 복역한 전력이 있는 인물로, 경찰은 이씨가 1년 6개월간의 징역살이를 마친 2011년 5월부터 다시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씨는 그동안 일정한 주거지도 없이 서울대 빈 강의실에서 잠을 자고, 훔친 식권 등으로 학생 식당에서 식사하는가 하면 신림동 고시촌 인근 PC방과 만화방 등을 전전하며 생활해 왔다.

경찰 조사에서도 "전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었다"며 "서울대 학생이면 이 정도는 피해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하며 죄를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서울대생들에게 막연한 적개심을 갖고 동일한 범죄를 계속 저지른 전력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