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장에서 보일러 기능사로…"막막했던 59세에 재취업 성공했죠"
2010년 국민은행 서울 언주로 지점장으로 일하던 이만호 씨(59·사진). 명예퇴직 명단에 오른 그는 한동안 ‘뭘 해야 할지’ 막막했다. 60세를 앞둔 나이에 다시 일거리를 찾는다는 게 쉽지 않아서다. 그러던 어느날 이씨는 동네 자전거가게 주인으로부터 “내가 이 자리에서 40년간 일한 건 다 기술 덕분”이란 말을 듣고 기술을 배워 재취업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나이 들어 무슨 기술을 배우느냐’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2011년 직업전문학교에 등록해 보일러기능사 자격증 준비를 시작했다. 보일러기능사 자격증을 딴 뒤에도 공조냉동기능사, 에너지산업기사, 전기기능사 등 닥치는 대로 기술 자격증을 땄다. 꼬박 2년간의 노력 끝에 취득한 자격증은 그에게 제2의 인생을 열어줬다. 이씨는 지난 2월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의 보일러 기능사로 채용됐다. 이씨는 “눈높이를 낮추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마음으로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흐뭇해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는 올해 초 실시한 중장년 재취업 성공수기 공모전 수상자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인생 2모작’에 성공한 중장년 재취업자 42명이 응모해 7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상은 ‘하늘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제목의 수기를 낸 이씨가 받았다. 그는 7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30년 넘게 몸담았던 은행의 계약직 보일러기능사로 재취업했다. 우수상은 유명 핸드백 제조업체에서 근무하다가 2000곳 넘게 이력서를 낸 끝에 중소기업 무역부에 재취업한 이성주 씨(42)와 대기업 해외법인장을 하다가 중소기업에 재취업한 김진인 씨(56)가 받았다.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는 “재취업 성공수기 공모전의 취지는 40~60대 중장년 구직자들에게 롤모델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재취업 성공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시련과 역경을 극복했는지 소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