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코스피 지수는 미국발(發) 악재 눈치를 보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는 전날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2000선 부근에서 치열한 공방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간밤 미국 증시는 다소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바이오주와 기술주의 급락세가 되살아나면서 나스닥종합지수는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가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였지만 증시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올 들어 처음으로 2000선에 올라 장을 마쳤다. 12거래일 연속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외친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의 매수세 확산이 이날 코스피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전자와 운수장비에 집중됐던 외국인의 매수세가 철강금속과 화학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도 변수다. 지난 9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원·달러 환율이 1050원대가 붕괴된데 이어 10일엔 장중 1040원선이 무너졌다. 5년 8개월여 만에 원·달러 환율이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기획재정부는 구두 개입, 한국은행은 관망세를 보이며 직접 개입을 자제했다.

우리나라가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이 외환시장에까지 직접 개입한다면 국제무대에서 비난의 화살이 쏠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부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다. 11일부터 이틀 간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등 국제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원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감안할 때 향후 원·달러 환율 방향성은 아래쪽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환율 하락이 심화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중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추가 통화완화에 나설 수 있고, 미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경기가 선순환을 보이면서 재차 달러강세 압력이 높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종목 대응 전략에 대해 임 연구원은 "원화 강세로 인해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 위주로 매물이 출회하고 있지만 추격 매도는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향후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어닝시즌) 진입을 감안한다면 실적 전망치가 양호한 IT, 자동차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 확산을 고려한 전략을 추천했다. 그는 "경기민감주 중심의 매매전략을 이어가면서 소재와 원화 강세 수혜주 등으로도 관심의 범위를 넓혀가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